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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 엄마'를 위하여...
이현자 기자 | 승인 2008.04.14 00:00

지난달, 누리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는데... 남편은 병 때문에 앓아눕고, 아픈 무릎 때문에 일까지 그만 둬야 했던 엄마. 결국 세 살배기 아이에게 줄 우유와 과자를 훔쳤다는 사연. 그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아기엄마에게 돈을 입금해주거나 유아용 물품을 보냈다고 한다. 사연의 주인공인 고00(40,여)씨는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에 감동하고 "죄인에게 너무 많은 것을 베풀어줘 고맙고 부끄러울 따름이다"며 울음을 터트렸다고 한다. 이 온정의 손길에, 뉴스를 본 많은 이들은 기자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구나.”

그렇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그러나 그런 훈훈한 소식을 들으면서도 기자는 마음 한 편이 찝찝하다. 이번 사건의 아주머니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생활고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 지하철 계단에 앉아있는 허름한 아저씨들. 그 중 한 명이 몇몇 사람들의 손길에 힘입어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난다 해도, 대한민국의 ‘빈익빈 부익부’ 사회에서는 아기에게 우유를 사주지 못해 도둑질을 하게 되는 '장발장 엄마'가 언제 또 나타날지 모른다.

기자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선배가 해준 말이 생각난다. 그 선배의 부모님은 그녀가 '사회운동'을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리고 언제나 선배에게 "약자들을 돕고 싶다면 돈을 많이 벌어서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되지 않느냐"며 "운동은 하지 말고 취직이나 빨리 해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선배는 단호했다. 그녀는 "내가 사회적 약자에게 베풀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며 "가난한 자를 산출하는 사회적인 구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과 우월감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얄팍한 동정을 표하는 것보다는 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자는 그런 본질을 꿰뚫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현자 기자  katze@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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