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과 재학생 교류 프로그램 부족해

우리대학은 현재 여러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복수학위 취득 프로그램ㆍ교환&파견학생ㆍ어학연수ㆍ국제 인턴쉽 프로그램ㆍ국제 하계 프로그램(ISP)ㆍ단기 해외현장학습 등 대ㆍ내외적인 국제화 지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학내에서 유학생들과 재학생간의 문화교류를 위한 프로그램은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작년에 국제교류팀이 주관한 우리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의 문화체험행사로는 국제학생 일감호축전, 국제학생을 위한 송년의 밤, 국제학생 체육대회 및 바비큐파티, 세계음식문화축전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문화체험행사는 유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이 없지 않다. 단적인 예로 '국제학생을 위한 송년의 밤'의 경우, 오명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학부 및 대학원생 300여명이 참석해 축사와 답사를 읽고 노래자랑, 축하공연을 진행했을 뿐 재학생들과의 문화교류는 없었다.

유학생과 재학생 사이의 교류가 중요한 이유는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과대 김동윤(EU 문화정보) 교수는 “국제화란 단순히 언어라는 도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환경적 차원에서 글로벌 문화를 습득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우리가 그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유학생들과의 만남으로 수업시간에 배울 수 없는 언어, 문화, 풍습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유학생과 재학생들 간에 서로의 문화에 대한 지식습득과 이해가 필요하지만, 정작 학내에는 언어ㆍ문화 교류의 장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 © 양태훈 기자

국제교류팀 공종국 팀장은 학내 유학생, 재학생 간에 문화적 교류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제도우미'가 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선발된 16명의 '국제도우미'는 유학생들을 위해 공항픽업, 버디(Buddy: 유학생들이 한국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 각종 국제교류행사 참가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제도우미' 제도만으로는 다수의 학우들이 유학생들과 문화교류를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하정(생환대ㆍ응생2)양은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관심은 있으나 너무 소수 학생들에게 편중돼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화교류를 원하는 것은 재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언어교육원 로비에서 만난 세 명의 중국 유학생 다정, 주서, 탕멍쟈오 양은 한국학생들과 사귀기가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 온 지 1년 3개월 됐다는 주서(22)양은 "한국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정(22)양 역시 "한국생활은 재밌지만 외롭고 강의도 알아듣기 힘들다"며 "재학생들도 저마다 바빠서 만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다정 양은 "한국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며 한국학생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유학생들과의 교류모임을 갖고 있는 김관영(문과대ㆍ중어중문4)군은 우리대학 국제화사업이 활성화된 것은 사실이나 실속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중국인 여자친구를 두고 있는 그는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잠깐 다른 나라를 체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외국의 언어ㆍ문화 환경에 충분히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이나 재학생들이 서로 친해지기를 원하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할 때는 다리를 놓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문화교류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또한 "양쪽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대학본부가 나서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분위기를 형성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종국 국제교류팀장은 "차후 유학생들이 늘어나면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과 재학생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Global Lounge를 만들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재학생들과 유학생들의 교류를 위한 행사나 특강이 있으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원하는 부분을 제안해 준다면 충분히 수용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대학의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국제화 사업, 겉만 꾸밀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문화교류를 꾀할 것인가. 지금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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