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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재신임에 관한 건국인의 간담회“재신임 논란, 정치개혁으로 연결돼야”
홍미진 기자 | 승인 2003.10.27 00:00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른 역대 대통령과 달리 진보와 개혁의 이미지 덕에 학생들과 진보진영의 적지 않은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다. 그러나 당선되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재신임'을 받겠다는 대통령의 결심에 사회 각각의 진영뿐 아니라 건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건대신문사는 지난23일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패널로는 민노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규환(정치대•부동산2)군과 학생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김찬섭(건축대•건축4)군, 장재훈(문과대•영문3), 최종훈(경영대•경영정보2)군이 참석했다. 아래는 패널들의 성으로 이름을 대신한다.          -편집자 풀이-

김: 노대통령을 당선시킨 가장 큰 승부수는 ‘개혁적 이미지’였다.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결은 수구와 개혁의 대립구도로 보여졌고, 노대통령의 팬클럽이라고도 볼 수 있는 ‘노사모’의 등장은 노대통령의 개혁적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당선된 후 그 개혁적인 이미지는 너무 빨리 실추됐다.

후보시절 반미 촛불시위에서 소파개정의 의지를 강하게 비췄던 것에 반해, 당선되자마자 한미동맹을 거론하고 방미에서는 지나치게 미국에 순종적인 외교를 보여줬다. 그러한 모습은 개혁을 바라던 국민들의 기대에 반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대통령은 정계·언론계 모두에게 압력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진 SK비리사건은 노대통령의 유일한 카드였던 정치적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통령이 재신임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

장: 나는 대통령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재신임을 제안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SK비리 이후 노대통령이 재신임을 제안한 것에 대해 야당측에서는 ‘11억인데 재신임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했다고 들었다. 사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상 가만히 있어도 5년은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전술적인 측면에서 내놓기에 ‘재신임’은 너무 위험하다. 그가 이렇게 무리한 카드를 낸 것은 분명 그가 도덕성 문제로 비판 받는 것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그의 도덕성을 평가받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 © 심상인 기자

최: 재신임 발언 후 이라크 파병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참여정부에 실망하는 여론이 형성된 것 같다. 이는 파병에 관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실망감이었다. 노대통령이 강조했던 ‘민주적 절차에 따른 해결’이 기존 정권들과 다른 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점에서 나는 노대통령에게 민주적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 대통령이 파병문제를 다룰 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한가지 정책 사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의 자질을 보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파병에 반대하지만 재신임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 않은가. 이런 차원에서 파병문제 하나로 대통령 재신임을 결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개인의 자질에 대해서 혹자들은 ‘리더십이 없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노대통령 집권 이후 있었던 많은 갈등과 사건들은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분출시키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개혁의 과도기적 차원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 사실, 이전 대통령들은 집권을 하자마자 야당이나 검찰 등에 많은 압력을 가해서 미리 반대여론을 무마시켜 놓은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그 칼자루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한 갈등들이 가시화되었던 것이다.

고: 사회 전반적으로 볼 때 장재훈군이 말한 것처럼 친노는 개혁에, 반노는 수구에 대응시키는 의식이 만들어진 것같다. 따라서 투표를 한다면 노대통령은 재신임에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노대통령 정권이 ‘서민을 위한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정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의 개혁적 성향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고, ‘재신임’이라는 투표결과가 나온다면, 오히려 이것이 이후 대통령 독재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불신임을 하겠다.

김: 우선 지금의 재신임은 대통령 중간평가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중간평가를 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 아마도 국민들은 ‘1년밖에 안했는데…우선 더 맞겨보자’하는 막연한 정서로 재신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에서의 재신임은 ‘불가피한 선택’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해야할 것은 이 ‘불가피한 선택’이 국민의 요구를 배반하는 도구로 사용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재신임 이후, 국민들의 요구를 실현하는 정치가 구현된다면 이번 재신임 투표는 상당한 의의를 가질 것이다. 그러나 재신임 이후 더 나아지는 것이 없이 대통령 독재로 이어진다면 이번 재신임은 ‘왜곡된 재신임’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장: 따라서 이번 재신임은 필히 정치 개혁으로 연결돼야 한다. 이러한 정치 개혁은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정당을 만드는 ‘정당 개혁’을 통해 일차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런 것은 지금의 대통령으로서는 실현하기 어렵다. 재신임 투표를 통해 국민들의 지지가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고: 나는 재신임 투표에서는 불신임하겠지만, 이번 재신임 논란이 정치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번 파병문제와 같이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독단없이 다양한 이들의 정치참여가 가능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최: 그렇다. 대통령이 내세웠던 민주적 절차에 의한 정치구현이 단순히 구호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비례대표제’ 등 민주적 절차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연구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실제 민주적 절차로 운영되는 정치를 실현했으면 좋겠다.

홍미진 기자  h-logal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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