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공장을 다니던 중 백혈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고(故) 황유미 씨의 생전 모습. 아버지 황상기 씨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 삼성백혈병규명대책위

▲황유미 씨의 추모제 © 삼성백혈병규명대책위
4월 말 교내 곳곳에 “건국대 노동절 참가단 모집” 현수막이 붙었다. 5월 1일 노동절 참가단 모집을 위해서였다. 노동절(메이데이)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익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했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노조가 탄생했고, 이를 계기로 미국 노동자들은 1886년 5월 1일 하루 8시간 노동을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에서 경찰의 발포로 노동자 6명이 사망했다. 이후 1890년 5월 1일을 ‘노동자 단결의 날’로 정해 8시간 노동쟁취를 위해 세계적인 시위를 결의했고, 이렇게 노동절이 시작됐다.


▲정혜정 씨는 둘째 출산 1달 후, 남편 황기웅 씨를 백혈병으로 떠나보냈다ㅣ. 황기웅 씨는 반도체 공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중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 © 사진부

그로부터 약 120년이 지난 지금, 노동자의 환경은 아직도 열악하다. 5월 1일은 알리안츠생명 노조의 파업 100일째였다. 이들은 회사측의 일방적인 성과급제 도입에 대항해 파업했다. 김선용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어떠한 설명도 동의도 없이 회사가 노동자와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임금체계를 노동3법에 의해 공정하게 합의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법파업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불법으로 간주해, 5월 8일  알리안츠생명 노조위원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공장과 백혈병 사이의 연관관계는 전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백혈병 피해자의 수는 13명이다 © 사진부

열악한 노동환경은 우리나라 대기업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삼성반도체 공장에서는 2~30대의 젊은 노동자들이 급성백혈병에 걸린 사건이 발생했다. 삼성 백혈병 규명 대책위의 이종난 노무사는 “같은 공장, 같은 라인에서 일한 사람들이 급성백혈병에 걸렸다”며 “건강한 사람들이 갑자기 급성백혈병에 걸린 것이 반도체 공정과 알려지지 않은 연관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백혈병만이 아니다. 많은 노동자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실제로 일했으며, 함께 일했던 남편을 백혈병으로 잃은 정혜정씨는 “같이 일한 여사원들에게 생리불순, 불임 또는 유산, 피부질환이 흔했다”고 전했다.

 

▲ © 삼성백혈병규명대책위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오늘의 학생은 내일의 노동자다”라고 했다. 여기서 노동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노동력을 판매하여 얻은 임금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취업 역시 기업의 고용주와 고용계약을 맺는 노동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우들 역시 언젠가는 ‘노동자’가 된다는 뜻이다. 이번 노동절에 참가한 박혜정(가톨릭대ㆍ사회학과2)양은 “대학생 역시 예비노동자로서 노동절에 참여함으로써 열악한 현실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 현실과 학우들, 결코 멀리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의 권익은 언제 선진국 수준이 될 수 있을까? 비정규직 문제도 노동자 권익의 열악상을 잘 보여준다 ©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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