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는 고등학교 시절 함께 동고동락하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회포를 풀 겸 주점에서 술을 마셨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홈페이지에 올릴 인증샷을 찍는데 실내가 어두워 플래시를 터뜨렸더니 눈동자가 빨갛게 나왔다. “공상과학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던 레이저 광선이 내 눈에서 발사?” 상호는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자신의 눈동자가 빨갛게 나온 것을 보고 이런 상상을 해봤다. 어떤 원리 때문에 눈동자가 토끼눈처럼 빨갛게 나온 것일까?

우리는 흔히 사진을 찍고 나서 현상된 사진을 보면 눈동자가 빨갛게 나온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이용해 사진을 찍으면 사람의 동공 부분이 빨갛게 나오는 현상으로 적목현상이라고 부른다. 레드ㆍ핑크 아이 이펙트로 표기하기도 한다.

사람의 동공은 명암에 따라 망막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밝은 곳에서는 동공이 축소되면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이고, 어두울 때는 확대되어 많은 양의 빛을 받아들인다.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터뜨려 인물사진을 찍을 경우, 어두운 곳에서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동공이 확대된다. 이때 플래시의 빛이 망막에 닿으면 망막 뒤의 모세혈관에서 빛이 반사되며 반사된 빛은 다시 눈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찍힌 사람의 눈동자는 검은색이 아닌 빨간색으로 나타난다. 이는 확대된 동공에 있는 모세혈관이 찍히기 때문이다.

적목현상은 플래시와 카메라 렌즈의 사이가 가까울수록, 카메라와 찍히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잘 발생한다. 적목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플래시와 카메라의 거리를 되도록 멀리하거나, 렌즈와 플래시가 완전히 분리된 카메라를 사용하면 된다. 또한 어두운 곳을 밝게 하는 방법도 있다.

확대된 동공으로 인해 모세혈관이 찍혀 빨갛게 나오는 눈동자. 왠지 빨간 눈이 무섭긴 하지만 상호의 빨간 눈 속에서 정말 레이저가 발사되는 날까지 오래오래 친구들과 우정을 간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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