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정확히 30년 전, 춥고 눈 내리는 겨울, 건국대 학교 본고사 날. 처음 맞이하는 펑펑 내리는 눈보다 아빠의 가슴 속에 와 닿은 것이 있었단다. 스탠드가 있는 웅장한 대운동장, 신비스러운 일감호, 고풍스러운 강의동 새하얀 설원이 펄쳐진 넓은 들판 등이었지.

건국대 캠퍼스 풍경에 매료되어 가슴이 두근거렸고 입시에 도전한 것 자체로도 아빠는 자랑스러웠단다. 체육교육과에 지원했다가 아깝게 낙방한 후에도 왠지 모르게 건국대가 좋았고 지금도 내 마음의 안식처란다.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나 서울에 취직시험을 치러갔을 때 등 아빠는 서울에 갈 기회가 있으면 만사 제쳐두고 건대에 가서 일감소 앞에 서서 캠퍼스를 둘러보며, 내가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있다는 착각을 하기도 했었지. 여기가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이구나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단다. 오늘날 내 딸과의 인연이 될 줄 미리 알았나 보다.

사랑하는 내 딸 정은아!

재작년 네가 수시전형에서 여러 대학에 원서를 넣으면서 건국대도 지원한다는 얘길 듣고 아빠는 감격스러웠고 설움에 복받치는 눈물을 흘리면서 간절히 기도했단다. 모든 신들에게…. '정은이가 다른 대학을 제쳐두고 건대에 꼭 합격해서 이 아빠의 30년 된 원한(?)을 갚게 해주세요.' KTX로 너를 서울로 보내고 나서 구포역 플랫폼에서도 기도했단다. "건국대여, 여기 우수한 인재이자 사랑스럽고 훌륭한 내 딸이 갑니다. 인재를 알아주세요."라고.

아직 시간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내 인생의 가장 감격스러운 날. '2006년 12월 16일 오후 2시경.'

네가 건대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이 아빠는 너무 좋았단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가슴은 멎었고, 고함을 질렀고, 미친 듯이 날뛰었단다. 눈물 또한 많이 흘렸지.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그 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오는구나!

이 아빠가 너무 감상적일까? 아니라고 답해본다. 최고의 대학에 당당히 합격하였고 아빠의 평생 소원을 한 번에 만족시켜준 나의 딸이 자랑스럽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미안했단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그 흔한 과외, 학원도 보내주지 못했는데…. 당당히 뻗어나가는 건대에 합격한 것이.

나의 딸 정은아!

아빠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몇 가지 부탁을 하자.

첫째, 국가와 사회를 생각해라. 우리나라의 미래는 지금의 대학생, 건대생들의 어깨에 달려 있단다. 어쨌든 대학 교육의 목적은 훌륭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란다. 학문연구와 인격 함양에 게우름 없이 하여 나보다는 남, 우리보다는 국가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건강한 젊은이가 되기 바란다.

둘째, 학교를 사랑하고 믿어라. 건국대는 좋은 학교란다. 학교를 믿고 교수님을 신뢰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학과 일에도 솔선수범하는 능동적인 학생이 되기 바란다.

셋재, 미래 취업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이 되길 바란다. 좋은 대학인 건대에서 공부하고 생활 하다보면 힘든 세상이 온다고 해도 넉넉히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너도 모르게 쌓일 것이다. 또한 건국대가 앞으로는 미래에 대한 보증수표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넷째,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어라. 좀 더 멀리 내다보면 무엇보다도 친구가 소중하고 좋은 친구가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다섯째, 건강에 유의하여라.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단다. 젊음만 믿지 말고 밥 잘 챙겨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 건강은 젊었을 때 지켜야 한단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잘 가꾸어라. 자기 몸을 치장하고 돌보는 것은 젊음의 특권이고 여학생들의 예쁜 의무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젊은이"가 얼마나 가슴이 뛰는 일이니?

사랑하는 내 딸 정은아! 항상 이 아빠의 마음속에는 내 딸 정은이가 이 세상 최고이고, 건국대 학생이 최고이고, 또한 건국대가 최고란다.

사랑하는 정은이 화이팅! 건국대 젊은이 화이팅! 건국대 화이팅!!

부산서 아빠가.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