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해소되지 못한 '학내 복지' 목마름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은 보다 나은 대학 내의 소비, 문화, 환경을 위해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이 조직한 일종의 자회사이다. 학내 구성원 스스로가 출자자ㆍ운영자ㆍ이용자가 되며, 기존의 학내 복지매장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비영리를 목적으로 한다. 식당, 매점, 서점, 카페 등 복지매장을 운영하고, 각종 생활문화활동과 친환경 활동을 실천한다.

지난 1196호 <건대신문>에서는 우리대학의 학내복지 현황을 알아보고, 그 대안으로 생협을 제시했다. 더불어 학생들을 위해 편의시설 이용 가격을 낮추고 혜택은 늘리려 노력하는 경희대, 한국외대, 세종대 등의 우수 운영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대학본부는 학내 복지시설에 대한 대학본부의 지원이 부족한 데 대해 “우리대학의 사정상 어렵다”면서도 “식당 및 서점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으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학우들의 학내 편의와 복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학생회관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는 임훈일(문과대ㆍ국제어문학부1) 학우는 “얼마 전 학관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국물만 잔뜩 있고 재료는 거의 없거나 있어도 불어터진 상태였다”며 음식의 질에 불만을 표현했다. 김성욱(공과대ㆍ신소재공2) 학우는 “가격이 외부식당보다 싸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지만 매번 비슷한 메뉴가 똑같이 나오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음식의 맛에 대해서도 “메뉴 가격을 더 올리더라도 그만큼 맛있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식당 외에도 서점 및 매점, 복사실 등의 편의시설에 대한 개선의 요구도 여전했다. 익명의 한 여학우는 “복사실에 갔는데 복사를 너무 엉망으로 해서 돈이 아까운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학내 편의시설 중 매점에서 파는 물건들의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서점에 대해서는 특히 적립제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우버들(사범대ㆍ교육공3) 학우는 “서점에서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총학생회에서는 올해 공약으로 생활협동조합 준비위원회 구성을 내걸고, 다음 달부터 이를 위한 사전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곽철은(공과대ㆍ기계공4) 총학생회장은 “지금까지 생협 설립과 관련해 세 번의 시도와 실패가 있었다”며 “생협 같은 자회사 설립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아무리 장점이 많은 생협이라고 해도 적자가 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타 대학을 직접 방문하고 내부에서 자체적인 타당성을 검증한 후 실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생협 설립을 위해서는 총학생회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교수들과 직원 및 대학본부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대학 노동조합 유영만 위원장은 “우리대학 바로 앞에 대형할인매장이 성업 중인 상황에서 생협의 가격경쟁력이 있을지 잘 모르겠고, 학내 공간도 마땅치 않다”며 “생협의 필요성을 연구할 자리가 마련되고, 타당성에 관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내 임대ㆍ복지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총무처 이우형 선생 또한 “워낙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라 본부 차원에서는 결정된 입장이 없다”며 “장ㆍ단점을 철저히 파악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