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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의무
유현제 기자 | 승인 2008.09.01 00:00

문과대의 여러 학우들이 말하고 있다. 자신들이 과연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느냐고… 자신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맞냐고… 그들의 음성에는 분노와 허탈, 걱정이라는 감정이 뒤섞여 있다. 소수학과인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중동학과가 변변찮은 지원 한번 받은 적 없이, 자발적인 구조개편에 의해 신설된 지 2년 6개월 만에 폐과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신설 후 아직까지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중동학과에서는 한 명의 졸업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구조개편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폐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고 일부 학생들은 “지금 학교에서 우리를 가지고 무슨 실험을 하는 것인가?”는 의문을 던졌다.

김기흥 교무처장은 폐과가 확정되면 학생 선택에 따라 해당 과에서 졸업하거나, 다른 과로 전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과에서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폐과가 결정되면, 이런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은 더욱 나빠질 것이 자명하다.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중동학과는 소속 교수진도 1~2명에 지나지 않아 현재도 교육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우리대학에서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해있는 곳은 비단 문과대만이 아니다. 경영대는 경영학 전공인 학생들이 전공필수과목 수강신청을 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꼭 들어야 하는 강의지만 수강하려는 학생들보다 개설된 강의 수가 너무나 적어 생겨난 일이다. 경영대는 급하게 전필과목을 추가 개설하였다. 수강생을 200명으로 제한한 강의로 말이다.

공과대와 같은 이공계열에서도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실험실습기구가 부족하다”, “실험을 해야 하는 과목인데 실험환경이 받쳐주지 못해 이 수업만 하고 있다”는 불만들이 매학기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수의과대도 공과대와 비슷하게 실험실습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건축대는 건축모형을 구입할 돈이 부족해, 건축모형제작을 통한 실습강의보다 이론 위주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을 더욱 떨어뜨리는 것이 바로 시간강사 문제다. 강의에만 신경 쓰기 힘든 시간강사의 열악한 상황은 익히 알려진 바다. 현재 우리대학의 시간강사 의존율은 꾸준한 교수충원에 힘입어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인 40.96%이다. 열악한 교육환경이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와 맞물려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즉, 대학은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을 최대한 지원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대학본부! 현재 이 같은 소임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유현제 기자  yhjgusw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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