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힐 정도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으니 절기의 조화는 참으로 오묘한 것이다.

새삼 무한한 자연의 위대함을 절감하면서 유한한 인간들로서는 겸허한 자세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가 계절의 변화와 일치하는 것은, 우리 모두 심기일전하여 새롭게 출발하라는 대자연의 지고한 명령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교내외의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국제유가의 폭등세는 약간 진정되었지만 세계경제의 침체기가 시작되었다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실업과 등록금 문제가 모든 대학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가운데, 우리대학은 학사구조와 행정조직 개편이라는 중차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행정조직 개편에 의해 관리처, 예산기획팀, 구매계약팀 등이 신설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학본부는 새로운 행정조직이 뿌리를 내리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엄정한 평가시스템에 의해 조직의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업무량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라 대우를 차등화하는 제도를 하루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학사구조 개편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제이다. 로스쿨 출범으로 발생한 잉여정원 170명 처리방식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 않지만, 학과 통폐합은 교무처와 해당학과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양측이 더욱 진지한 대화와 타협에 의해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대학본부는 해당학과 교수와 학생들만이 아니라 건국가족 전체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 그리고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학과 통폐합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근절하는 것 역시 대학본부의 몫이다.

2008년 2학기가 정말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오명 총장의 임기 후반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명 총장이 자타가 공인하는 탁월한 행정력과 지도력에 의해 학사구조와 행정조직 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명문사학 건설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도록 모든 건국인이 대승적인 협력과 건전한 비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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