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김동민(사범대ㆍ일교3) 정보경(공과대ㆍ토목공2) 학우 인터뷰

△의경으로 계시면서 어떤 업무를 하셨나요?
김: 주로 미국 대사관 같은 주요시설의 경비를 하고 시위가 있으면 파견되기도 해요. 특별히 집회나 시위가 없으면 방범순찰을 돌거나 가끔씩 음주단속이나 교통정리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정: 경찰서에 배치된 의경을 방범 순찰대라고 하는데 보통 순찰이나 방범, 교통정리를 해요. 나머지는 기동대라고 해서 주로 시위에 파견돼요. 물론 큰 시위에는 전부 파견돼요.

△의경으로 근무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김: 가장 힘든 건 불규칙한 휴식이죠. 시위대가 철수를 하지 않으면 새벽 2~3시까지 의경들도 철수를 못해요. 경찰서 과장들은 서로 실적을 올리고 싶어서 계속 근무를 시켜요. 상부에선 부대 휴무를 지시했는데도 경찰서에서 편법으로 끊임없이 일을 돌려요. 또 자대 안 좁은 공간에서 100명이 넘는 인원이 생활하다보니 개인공간이 1.2평도 안 돼요. 이렇게 낙후된 시설이 아직도 서울에 존재한다니, 신병이 처음 자대에 도착하면 정말 놀라죠.
정: 저는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지만 싸우지는 않고 가만히 있는 ‘뻣치기’가 제일 힘들어요. 시위대들이 늦은 12시를 넘겨 밤을 새기도 하는데, 이럴 땐 근무를 계속해야 해서 정말 힘들어요. 고참이 있는 내무반 생활도 불편하죠.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근무할 때는 군기가 상당히 강해서 구타나 가혹행위가 많았어요.

△의경을 전역하신 분으로서 현재 전ㆍ의경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정: 저희는 의경일 뿐이에요. 경찰학교 내의 교육으로 기본적인 교양은 되어있지만 직업경찰보다 전문적이진 못하죠. 그래서 시위대와 대치하는 상황에서는 쉽게 흥분할 수도 있고  시위대와 직접 충돌할 수도 있어요. 전문성이 있는 직업경찰들이 집회를 막는다면 이런 문제는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 전투경찰대설치법을 보면 전경은 대간첩작전에 투입하고 의경은 치안유지를 위해 투입한다고 명시돼 있어요. 집회나 시위가 ‘치안을 혼란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해서 시위진압에 의경을 파견한다고 해요. 하지만 전경의 경우 대간첩작전을 수행한다는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간첩도 아닌 시위대를 막는데 투입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 시위대를 마주했을 때의 감정은 시위대의 성향에 따라 달라요. 평화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피력하러 나왔다고 하면 저희도 긍정적으로 바라봐요. 그런데 2미터 철근 깃대 들고 농기계를 끌고 시위에 나오면 저희도 시위대에 적대감을 갖게 되요. 선진시위가 정착되지 않는데 어떻게 전ㆍ의경 부대를 줄일 수 있으며, 또 강압적인 진압방식이 계속되는데 어떻게 건전한 시위문화가 정착되겠어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딱 절단하지 않으면 시위대의 선진시위문화도 경찰의 선진화된 시위관리문화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정: 시위대의 시위문화가 바뀌고 정부도 시위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준다면, 경찰도 고생할 일 없고 서로 좋잖아요. 경찰은 시위대와 정부 중간에 있을 뿐,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죠. 그런데도 정부에 의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시위대에게 비판을 받는 것 같아요. 정부에서도 시위대의 절박한 상황도 알아주고, 시위대도 평화롭게 집회를 이어가면 더 바랄 것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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