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을 전역한 이희창(생환대ㆍ환경과학2) 학우 인터뷰

△전경의 업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시위진압이 주 임무고 이외에도 방범이나 실종사건 수사 등의 치안유지, 가끔씩 행사경비 등의 근무도 해요. 평소 일주일에 4~5일은 시위를 진압하러 나가고, 계속해서 시위가 이어지면 밤낮도 없이 7일 전부를 근무하기도 해요. 내일 할 일을 그 전날에야 알기 때문에, 내일을 알 수 없는 심리적인 압박감도 상당하고 근무가 들쑥날쑥해서 생활이 매우 불규칙적이에요.

△전경으로 근무하면서 일어난 큰 사건을 소개해 주세요.
충북 충주에서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이하 노조) 시위가 있었어요. 쇠파이프를 들고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가 공장진입을 시도해 진압했는데 정말 많이 맞았죠. 울산 건설플랜트 노조의 시위도 정말 급박했어요. 버스가 불타고 30명이 넘는 사람이 다쳤죠. 또 APEC 때 김해공항 경비를 섰던 것도 힘들었어요. 운동장 선수대기실에서 30일 넘게 가져온 이불이랑 바닥에 돗자리 깔고 생활했죠.

△전경의 부대 안팎의 생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주세요.
부대 안 생활은 기수제가 철저해서 위계질서가 엄격해요. 매일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안보이게 구타도 많은 편이죠. 버스를 타고 4시간이 넘게 이동할 때 의자 등받이에 기대지 못하게 한 적도 있어요. 종종 지방 멀리까지 파견되기도 하는데, 열악한 공공시설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 서울 쪽 집회에 파견되면 아스팔트 위에서 진압복을 착용한 채 잠들기도 해요. 부상 중이거나 병에 걸린 전경에 대한 대우도 좋지 않은 편이에요. 국립경찰병원이 서울에만 있어 지방에서 심한 부상을 입으면 서울까지 와서 치료를 받아요. 그나마도 제대가 가까워지면 치료받기도 어려워요.

△전경을 전역하신 분으로서 전경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전경을 차출하여 선발하는 제도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의사와 관계없이 차출되니 사명감도 없고 전문성도 없어요. 전경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전원 자원으로만 받았으면 해요. 또 파견될 시위에 대한 설명이나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 것도 문제에요. 왜 집회가 발생했고, 왜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전혀 설명해 주지 않아서 시위를 막는 기계가 된 것 같아요. 지금의 전경제도에서는 전경의 생각과 처한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너무 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전경도 사람인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시위대를 진압하려고 나온 것이 아니라, 합법적이고 안전한 집회가 되도록 관리하고 도와주러 나온 것일 뿐이에요. 전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평화로운 시위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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