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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뒤 이곳은 어머니의 무덤
이유나 안상호 기자 | 승인 2008.10.09 18:03
흔히 ‘새만금’하면 단순히 갯벌을 떠올리기 쉬우나, 사실 새만금은 갯벌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새만금은 만경평야와 김제평야를 합친 만큼의 토지를 기대하고 간척된 새로운 평야를 말한다. 2006년 4월 22일.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시작된 지 14년 5개월 만에 육지와 바다는 완전히 분리됐다. 하지만 방조제 완공 후 본격적인 매립공사를 앞두고 ‘제2의 시화호’가 될 우려 그리고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전북 부안의 문포. 벼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정돈된 논과 낡은 어선들, 바닷물과 육지의 경계에 밀집해 자란 식물들로 어지럽혀진 연안부두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부안군 일대의 바닷가를 도보순례 중인 ‘갯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주용기 씨는 “원래는 갯벌이었는데, 이곳에 염생식물이 침투해버려서 갯벌이 육상화되어 삭막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서 예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새우나 가리맛조개도 이제는 새만금 방조제의 끝자락인 가력도에나 가야 발견할 수 있다. 변산만 근처에 있는 해창의 갯벌은 훼손의 정도가 심각하다. 이 지역의 갯벌 흙은 밀물과 썰물의 흐름이 약해진 결과로, 수분이 적어 모래와 같은 상태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또한 조개류가 집단으로 폐사한 조개 무덤뿐만 아니라, 말라죽은 농게와 망둥어도 발견된다.

환경부는 2006년 말, 최소한의 갯벌 보존공간을 남기기 위해 새만금 방조제 밖에 위치한 부안군 줄포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이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보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갯벌 역시 여전히 육상화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생명활동도 적다.

줄포만 습지보존위원회의 지역농민 안종태씨는 어린 시절에 비해 환경이 많이 파괴된 현실이 안타까워서 갯벌 보존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안씨는 “새만금 사례로 갯벌을 되살려야하는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갯벌이 죽으면 흑두루미, 도요새 같은 각종 철새를 비롯한 갯벌과 관련된 생물들이 줄어들 것”이라며 “자연의 다른 생물들이 살 수 없다면 더불어 살아가야할 사람도 살 수 없다”고 충고했다.

또한 갯벌 훼손은 연안에 사는 어민들에게도 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문포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동환씨는 “이곳 어민들은 방조제 건설 이후 한 달에 6번 정도밖에 고기를 잡으러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며 “어선에 넣을 연료 값도 대기 어려운 때가 많다”고 어촌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김 씨와 같이 어업을 하고 있는 박창숙 씨는 “새만금 방조제가 막히고 나서 백합, 피조개 같은 지역 특산물이 덜 잡히고 한정된 어장에서 많은 사람이 경쟁하다보니 주민 간의 갈등도 커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환경운동연합 습지센터의 지찬혁 간사는 “자정작용을 통한 환경적 가치 및 사회적, 문화적ㆍ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갯벌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다”라며 “대학생들이 블로그를 통해 갯벌의 사진을 올리고 갯벌에 대한 소식을 널리 전함으로써 갯벌 보존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주용기 씨는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생물에게 이로워지는 쪽으로 자연환경을 겸허하게 바라봐야할 것”이라며 “개발은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후세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나 안상호 기자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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