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판매원들은 아르바이트, 병역특례, 취직 등 일자리를 소개해 준다는 명목으로 지연ㆍ학연 등의 연고를 이용해 대학생들에게 접근해 다단계를 권유하고 있다.

○ 지방에 거주하는 이모(21)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2년 만에 친구 박씨의 핸드폰 문자를 받았다. 반가워서 전화를 걸자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는 박씨. 함께 찾아간 곳은 다단계 판매업체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친구의 진심어린 눈빛에 교육을 받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낮에는 다단계 강의, 밤에는 합숙을 한 후 결국 C업체의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했다. 더불어 C업체가 소개한 사채업자를 통해 250만원을 빌려 물건을 구입했다. 다단계 판매 2개월이 된 이모씨는 이익이 생기지 않고, 사채업자의 고리를 감당할 수 없어 탈퇴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약속했던 물건 환불은 포장이 훼손되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등록금 마련을 이유로 다단계에 가입한다. 이후 학자금대출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게 되는데, 물건을 판매하지 못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 대학생 김모(24)씨는 입대를 기다리며 한 학기 휴학하는 동안 등록금을 벌어두기 위해 150만원의 학자금 융자를 받아 다단계 판매를 시작했지만,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물품 구매를 반복하다보니 빚이 400만원으로 늘고 한 달 이자만 꼬박꼬박 25만원씩 불어갔다. 결국 입영일을 2달여 남기고 찾은 곳이 하루 일당 5만원을 준다는 강남일대의 폭력조직이었다. 김씨는 “구입한 물품에 대해 약속했던 환불은커녕 그동안 가져간 물품대금을 다 갚지 않으면 부모의 재산을 압류한다는 협박에 결국 폭력조직에까지 들어오고 말았다”며 “빚을 갚기 위해 군입대까지 연기했지만 다단계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죽고 싶은 생각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