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선이와 현제는 조별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세미나실을 빌려 회의를 시작했다. 회의내용을 화이트보드(아래 칠판)에 정리를 하려고 보드마카를 찾았다. 그런데 보드마카가 없는 것이 아닌가! 우선 급한 대로 사인펜으로 회의내용을 적은 다음 회의록을 문서화했다.

회의를 마친 후 칠판에 적은 내용을 지우려고 했지만 칠판지우개로는 글씨가 지워지지 않았다. 빌린 장소여서 정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현제와 영선이는 난처했다. 그러던 도중 현제는 요즘 무릎이 좋지 않아 들고 다니던 물파스가 ‘번뜩’ 떠올랐고 물파스로 칠판을 깨끗하게 지웠다.

주로 통증이 있는 부위나 관절에 바르던 물파스로 칠판을 지우면 사인펜으로 쓴 글씨가 쉽게 지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물파스의 주요 성분들 덕이다. 물파스에는 파스의 주요 유효성분을 용해시켜주는 유기용매(사전에서는 유기용매를 고체, 기체, 액체를 녹일 수 있는 액체 유기 화합물이라고 정의한다)와 알콜성 성분이 들어있다.

유기용매는 지용성 물질을 잘 용해하는 특징이 있으며, 알콜성 성분은 휘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사인펜으로 쓴 글씨를 물파스로 지우면 지용성물질을 잘 용해시키는 물파스의 유기용매 때문에, 사인펜의 일부 지용성 물질이 녹게 된다.

그런 다음 물파스 성분이 휘발될 때 녹은 물질들이 함께 날아가면서 글씨가 지워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화이트보드에 쓴 글씨가 잘 지워지지 않을 때에는 물파스뿐만 아니라 뿌리는 모기약으로도 지울 수 있다고 한다.

현제와 영선이는 결국 물파스를 이용해 칠판을 깨끗하게 닦을 수 있었지만 현제는 물파스를 다시 새로 사야했다. 칠판에 바로 물파스를 발라서 사인펜 성분이 입구에 묻어버려 피부에 바로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칠판을 지울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까운 물파스를 버리게 된 현제!

다음에 물파스로 칠판 글씨를 지울 기회가 있을 때는 물파스를 바로 칠판에 발라서 사용하는 일은 없도록 주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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