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출근을 한 월요일 아침. 점심시간이 다 되어 전화한통이 울렸다. 울먹거리는 친구의 목소리가 감이 좋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친구의 변은 이랬다.

자기 책임 하에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는데, 일이 끝나자마자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받았다는 것! 업무에 대해 가르쳐주지도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꾸지람부터 받았다며 친구는 속상해했다.

필자에게 전화를 건 이 친구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삼성’ 타이틀을 단 녀석이다. 졸업 전에 삼성에 들어간 덕에 모든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던 친구는 입사 2년차가 된 지금까지, 회사생활이 힘들다고 전한다. 전공도 살리지 못하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게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이 친구만의 일은 아니다. 얼마 전에 필자는 또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입사한 이후 계속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어하던 친구가 결국 사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필자 주변에는 회사에 입사하고도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입사 1년 남짓한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단연코 ‘일’ 때문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과연 나한테 맞는 건지, 그리고 내 젊음을 걸 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바야흐로 취업시즌이면, 취업을 앞둔 예비졸업생들은 하루 빨리 합격통보를 받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리고 졸업 전에 취업을 못할 것 같으면 졸업을 연기하면서까지 ‘백수’만은 면하기 위해 애를 쓴다. 필자도 그랬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바심은 잘못된 선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한 회사이고 직무인지 적정한 연봉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이, 제일 먼저 합격통보를 주는 회사에 그냥 들어가 버리거나 단순히 고액연봉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사를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9월 중순이 훌쩍 넘어서면, 쏟아지는 공채일정에 원서 쓰랴 면접 보랴 바쁘겠지만, 사회에 나가기 전에 명확히 집고 넘어갈 것이 있다. 바로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면, 사회에 나가서도 후회가 없다. 원서를 쓸 회사를 고르기 전에, 머릿속에 내가 하고 싶은 일(직무)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입사 후 6개월 만에 회사문을 박차고 나오는 떠돌이 신세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