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총장의 임기 후반기가 대학발전의 굳건한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건국가족 전체의 노력이 필수적이지만, 대학본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2년 동안 대학본부가 완수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의 하나가 학사구조와 행정조직 개편을 위한 마스터플랜 제시라고 확신하면서 이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려고 한다.

대학에 설치된 학과나 전공이 영원할 수는 없는 법이며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또 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학은 국공립대학과 사정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에서 대학들이 양적으로 급성장한 1980년대 이래 우리대학에서도 부동산학과와 항공우주공학과를 비롯한 상당수의 학과들이 신설되거나 변경되었다. 문리대는 문과대와 이과대로 나누어지고 경영대가 독립하고 농대와 축산대는 이름을 바꾸었다.

 이런 움직임은 국제화와 정보화의 21세기에는 더욱 확산되고 가속화될 것이다. 얼마 전에 확정된 본부대학, 영어교육과, 기술경영학과 신설 역시 이런 맥락에 속한다.

그러나 학과 또는 전공의 폐지는 신설과는 차원이 다르고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은, 문과대의 2개 소규모 학과 폐지를 둘러싼 첨예한 찬반논쟁 그리고 학생들에 의해 무산된 9월 2일의 교무회의 등이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바로 이런 대립과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상설 학사구조개편위원회에서 합리적인 기준과 시한을 제시하는 일종의 예고시스템이 필수적인 것 같다. 학과 신설과 폐지, 단과대학 통합, 학과제로의 회귀 등 학사구조 전반에 대해 예고시스템 도입을 제안한다.

행정조직 역시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걸맞게 개편되어야 한다. 우리대학 행정조직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처럼 영원불변한 조직은 없다. 최근 단행된 행정조직 개편을 환영하면서, 행정실 인력 재배치를 중장기적인 과제로 제안한다. 대학본부와의 차이는 물론이고 단과대학과 특수대학원에 따라 행정실의 업무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명문사학의 위상에 어울리는 행정실 인력 재배치를 위해, 전략기획팀이 중심이 되어 시안을 마련하고 여론수렴을 거쳐 확정한 다음 예고시스템에 의해 집행해야 한다. 행정조직 선진화 없이는 명문사학 건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사구조와 행정조직 개편은 1-2년 사이에, 즉 오명 총장 임기 중에 완료될 사안이 아니지만, 예고시스템에 의거하는 마스터플랜 확정은 대학본부의 역사적인 사명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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