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중동학과와 EU문화정보학과의 폐과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열릴 예정이던 정기교무회의가 폐과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날 두 학과의 폐과를 반대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은 교무위원들의 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스크럼을 짠 상태로 회의실 앞을 굳게 지켰다.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학생대표자들은 수차례 대학본부에 면담을 요구했고, 부총장을 비롯한 교무위원들과 문과대 대표자들의 긴급 면담이 성사됐다.

그런데 기자가 이 자리를 취재하려 하자 이번에는 교무위원들이 기자의 앞을 굳게 막았다. 직원들은 “이 자리는 학생들이 들어올 자리가 아니다”라며 기자의 취재요구를 강하게 거부했다. ‘학생’이기 이전에 학우들의 알 권리를 책임져야 하는 ‘기자’임을 재차 강조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기자가 학내의 주요회의 자리에 취재를 거부당하는 일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등록금협의회, 대학평의회, 교무회의, 교수들의 토론회 자리, 심지어는 대학본부와 학생대표자가 만나는 자리에도 단지 학생이라는 똑같은 이유로 취재를 거부당해왔다.

취재를 목적으로 온 기자를 기자로 보지 않고 때에 따라, 필요에 따라 학생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는 곧 학생기자라면 ‘때에 따라, 필요에 따라’ 취재권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말과 같다.

특히 등록금이나 학사구조개편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취재거부가 더욱 강화된다. 기자들은 당연히 취재를 거부당할 것을 알면서도 또 다시 현장에 진입하려고 애를 쓴다. 그렇게 민감한 사안이라면 더욱이 모든 학내 구성원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문과대 교수와 학생들이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대학본부와의 면담요구를 관철시켰듯이, 학생‘기자’도 계속해서 어떤 현장이든 취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이어나갈 것이다.

‘어쨌든 학생이니까 (취재는 안 된다)’보다는 ‘어쨌든 기자이니까 (취재는 꼭 해야 한다)’라는 말이 훨씬 더 납득이 가고 설득력이 있다. 학생기자가 이중적인 신분임은 분명하지만 취재를 목적으로 하는 상황이라면 기자의 신분을 우선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학생이라는 신분을 핑계로 자행되는 취재거부는 정당하지도 않고 떳떳하지도 못하다. 망설이지 않고 취재에 응하는 것이 곧 무결함과 당당함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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