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연기자 안재환씨가 사업실패 및 사채 등에 대한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故안재환 씨가 택한 자살 방법인 연탄가스 중독을 모방한 자살 사건이 추석연휴 동안 3건이나 접수됐다고 한다. 이러한 ‘모방 자살’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몇 년 간 연예인이 자살을 할 때마다 그 연예인의 자살 방식을 따라 자살하는 일명 모방 자살이 이어지곤 했다.

학계에서는 이 같은 모방 자살을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독일의 작가이자 재상을 지냈던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에서 유래했다.

이 책이 출간된 1770년대에는 이뤄지지 않은 짝사랑을 슬퍼하며 자살하는 소설 속 남자 주인공 베르테르를 동경한 젊은이들의 모방 자살이 속출해 책의 발간이 중단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착안한 미국의 사회학자인 데이빗 필립스는 현대의 모방 자살 현상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를 붙였다.

한편 최근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의 자살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30대 이하 국민들의 사망 원인 1위가 바로 자살이다. ‘청소년 2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와 전남의 한 대학생이 등록금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사건 역시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의 주요 원인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에서 유래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10~30대의 60% 가량이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연구결과는, 더 이상 자살이 ‘나와 상관없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상담가인 상진아 씨는 혹시 주위에 자살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그들이 보내는 SOS 신호를 알아차려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며, 당장 정신과 전문의나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가의 체계적인 치료를 받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살은 예방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한다. 정부와 언론, 전문가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하루 평균 30명의 자살인구를 구할 수 있다. ‘자살’이란 단어를 거꾸로 바꾸면 ‘살자’는 말이 된다는 말도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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