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차원의 헌책 시장 필요, 출판사는 보급판이 대안

 

점점 늘어만 가는 학우들의 금전적 부담. 이것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첫 번째 가능한 대안으로는 ‘공동구매’가 있다. 2학기에만 교재 값으로 10만 원 이상을 지출한 한샘(공과대ㆍ기계공1) 학우는 “공동구매로 할인해 구입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대학 법과대학에서는 1학기에 공동구매가 이루어진 적이 있다.

법과대 김민석(법과대ㆍ법4) 회장은 “학우들의 전공 서적 가격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었다”며 공동구매를 기획한 동기를 밝혔다. 그리고, “출판사 차원이 아니라 소매서점을 통한 공동구매여서 할인율이 7~8%에 그쳤다”며 “들인 노력에 비해 학우들에게 그렇게 큰 이익이 돌아가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많은 학과가 공동구매를 추진한다면, 학우들의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타 대학에서는 학우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중고책들을 모아 ‘헌책장터’를 열었다. 연세대 총학생회 안소미 정책국장은 “책이 더 이상 필요 없는 학우에게 책을 받아 중개하는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 헌책장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안소미 학우는 “학우들의 열띤 참여로 500권 이상이 헌책장터를 거쳐 갔다”며 “학우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세대처럼 우리대학에서도 헌책장터를 열 수 있다. 도서관자치위원회 이재선(경영대ㆍ경영3) 위원장은 “현재 도서관의 회수되지 않은 책들은 폐기 처분하거나 문화행사를 통해 기증하고 있다”면서 “금액 처리의 투명성만 보장된다면 다른 학생 자치기구와 연대해서 미회수 책들로 헌책장터를 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생뿐만 아니라 출판사 차원에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대학교재를 주로 만드는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사는 판매가 잘 되는 35종의 책을 ‘보급판’으로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보급판이란 원래 책의 크기와 부피를 줄이고 조금 낮은 질의 종이를 사용해서 가격은 낮췄지만 내용은 똑같은 책을 말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사 관계자는 “본래의 책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곳에서 보급판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급판이 가격은 저렴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 도입이 쉬운 일은 아니다. 율곡출판사 박정현 기획부장은 “경제학원론, 경영학원론만 해도 종류가 100가지가 된다”면서 “모든 교재가 한 가지 종류로 대량으로 팔리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이어야 보급판을 만들었을 때 손해를 보지 않는다”며 대량으로 팔리는 교재가 아닌 이상 보급판 제작이 힘들다는 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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