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벽보에 붙여진 여러 광고 글 중에 눈에 익은 연예인의 이름을 보게 되었다. 한 지인은 “그런 게 있었어?”라고 물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었던 강연이었지만, 나는 이 강연이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강연이 시작되자 그는 휠체어를 밀며 들어왔다. 그러면서 자신은 강연으로 먹고사는 사람도 아니고 말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란다. 그래서 때로는 두서가 없을 수도 있고 가끔 욕도 나올 수 있으니 이해해 달라는 유의사항(?)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학창시절 공부는 못했지만 춤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어느 나이트클럽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댄스 경연대회에 참가, 1등 대상을 차지함으로써 유명한 S 기획사에 캐스팅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가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1년간 가수 뒤에서 만 5천원(요새는 3만원)을 받고 춤을 추며 무대적응 훈련을 했다. 이윽고 가수로 데뷔, 그 후 1집부터 내는 앨범마다 크게 히트를 쳤고 대만에 한류열풍을 일으키기까지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인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어느 택시기사의 실수로 집에서 불과 400미터에서 벌어진 사고로 그는 평생 동안 하반신 불구로 살게 되었다. 처음엔 평생 동안 춤은커녕 걷지도 못한다는 사실에 설마... 하며 믿지 못했지만 사실을 인지하고 난 후 삶을 포기하고 싶기 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장애우를 만나고 난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이윽고 그는 새로운 삶을 다시 살게 된다.

부정-분노-좌절-수용-극복, 보통 장애인은 이런 단계를 지나간다고 한다.
처음부터 수용하기 까지는 사람마다 다른데 10년이 걸리는 사람도 1년이 걸리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은 사람을 대하는 연예인이란 직업 덕분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장애우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라고 한다. 순간 ‘아’ 라는 탄성과 함께 나는 그런 편견을 갖지 않았나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강연이 끝난 후 나는 보통 연예인의 사인에 관심이 없지만 이번엔 좀 기다리더라도 받았다.

왜냐하면 그를 “연예인” 강원래가 아닌 “보통사람” 강원래로 다시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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