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돌려받기, 교육 3주체 모두의 노력 필요

서울대, 연세대, 그리고 우리대학 문과대까지 리포트를 돌려받기 위한 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단지 종이 몇 장에 불과하고, 컴퓨터 파일로 작성하여 얼마든지 다시 인쇄할 수 있는 리포트를 돌려받기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의 매개체
리포트 돌려받기의 필요성은 리포트를 매개체로 한 소통에 근거한다. 리포트를 거의 돌려받지 못했다는 손명희(예문대ㆍ영상애니2) 학우는 “코멘트를 적어 리포트를 돌려주시는 교수님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코멘트와 함께 리포트를 돌려주면 교수와 학생 간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리포트를 돌려줌으로써 학생과 교수간의 거리가 가까워질 뿐 아니라 학습효과도 한층 높일 수 있다. 80명이 넘는 강의에서도 리포트를 돌려주는 김진영(상경대ㆍ경제) 교수는 “돌려받은 리포트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잘못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며 “단지 과제 제출로 끝나지 않고, 리포트를 학생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돌려준다”고 말했다.

리포트 돌려받기는 교수에게도 학생들에게 평가기준과 방법을 알리고, 잘못된 처리를 재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진욱(상경대ㆍ경제) 교수는 “리포트를 돌려줌으로써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수의 처리가 잘못되었을 경우 학생들이 점검해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대학 3주체 모두의 노력 필요
사실 리포트 돌려받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학생과 교수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정착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포트 돌려받기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3주체인 학생, 교수, 직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리포트를 돌려주는 교수의 노력이다. 문과대 학생회의 리포트 돌려받기 운동을 접하고,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한 문과대 임동석(중문) 학장은 “지금 같이 소통이 부족한 시대에 리포트 돌려받기가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교수와 학생 모두가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수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리포트를 돌려받는 주체인 학생의 노력이다. 리포트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리포트 돌려받기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것을 학생의 당연한 권리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2년 전부터 리포트 돌려받기 운동을 진행한 문과대 박병민(EU문화3) 학생회장은 “문과대 교수님들을 찾아뵙고 부탁을 드렸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하지만 교수님께 리포트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적어 실제적인 효과가 적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더불어 직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적정한 강의 당 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해 교수를 충원하고, 강의를 설계하는 것은 직원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많은 학생을 담당하는 교ㆍ강사들에게는 리포트 돌려받기를 통한 학생과의 소통이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대형 강의를 담당하는 시간강사 A씨는 “인원이 너무 많아서 리포트를 일일이 돌려주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대학 본부에 분반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을 이용해 현실적 한계를 극복
위와 같은 노력과 더불어 자신만의 방법으로 리포트 돌려받기의 의의를 살리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교수도 있다. 권형진(문과대ㆍ사학) 교수는 과거 시간강사 시절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클럽을 이용해 리포트를 받고 코멘트를 달아주고 있다. 권형진 교수는 “온라인을 통해 적당한 분량의 리포트를 받고 실시간으로 읽어보면서 코멘트를 써주고 있다”며 “온라인을 통함으로써 교수와 학생 모두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소통의 시간은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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