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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 장의 무게 '3.8Kg'
윤영선 우은희 기자 | 승인 2008.11.11 22:38
“저기 보이지? 서울에 얼마 없는 산동네 중 하나인데 사람이 꽤 많이 살아. 이제 곧 재개발 한다고 하던데…” 우리가 찾아간 곳은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에 위치한 산동네. 택시기사 아저씨의 설명을 듣다보니 불암산 자락 아래 빼곡한 판자집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노원구 중계본동에 위치한 산동네 ©사진부
 
   
연탄 릴레이를 하는 자원봉사자들 ©사진부


길게 늘어선 판자집을 따라 언덕길을 오르니 연탄이 가득한 창고가 보이고 그 앞에 연둣빛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무리지어 있다. 이 동네 입구에 위치한 서울연탄은행은 연탄 후원을 받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에게 직접 연탄을 배달해주고 있다.

   
©사진부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연탄은 장당 450원. 주민들이 직접 산다면 배달료 100원이 붙어 장당 550원이지만 그나마 고지대에는 배달도 잘 안 된단다. “물가가 오르면서 연탄값도 올랐죠. 연탄 한 장도 빌려주고, 나눠 쓰던 ‘연탄인심’이 많이 각박해졌어요.” 동네 이야기를 전하는 연탄은행 김진선 사무국장의 말투에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근처 세탁소에 들러 동네 사정을 물었다. 세탁소 주인아저씨가 말한다. “예전보다 연탄으로 불을 때는 가구가 엄청 늘었어. 먹고살기는 힘들고 기름 값은 비싼데다 아궁이에 불을 때도 별로 따뜻하지가 않으니까…”

얼큰한 김치찌개로 점심을 해결하고 <건대신문> 기자들은 오후 연탄봉사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연탄을 손수레에 쌓고, 연탄 지게 메신 분들과 함께 이동해요!”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김재원(정치대ㆍ정외3) 군은 자원봉사자들을 이끌었다. 손수레 두 대에 연탄이 빼곡히 채워졌고, 자원봉사자들은 연탄을 실은 지게를 메고 높은 경사를 오르기 시작한다. “와~ 연탄이 꽤 무겁네!”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도 육중한 무게감을 느끼는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8kg이다.

   
연탄을 나르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사진부


연탄을 배달할 집에 도착한 자원봉사자들은 좁은 길에 늘어서서 ‘연탄 릴레이’를 시작했다. 지그재그로 마주선 자원봉사자들은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주고받으며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마지막이에요. 힘냅시다!” 서로를 다독이며 연탄을 나르는 자원봉사자들은 웃는 얼굴로 작업을 마무리해나갔다.
   
연탄 릴레이를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 ©사진부


한 집 한 집 연탄을 나를 때 마다 할머니들께서는 고맙다며 자원봉사자들에게 음료수를 내밀곤 했다. 억지로 쥐어주시는 음료수를 받고 연탄봉사 3년차 김기년(경영대ㆍ경영08졸) 씨가 기자들에게 말한다. “여기 사시는 분들의 좋지 않은 사정에 많은 봉사자들의 음료수를 사는 것은 쉽지 않아. 우리는 할머니들의 사정을 아니까 음료수 하나 쉽게 마시지 못하겠더라고.”

   
음료수를 건네는 할머니 ©사진부

   
©사진부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연탄 배달을 끝낸 자원봉사자들은 연탄지게를 정리하고 손수레 위의 연탄가루들을 쓸어내는 것으로 하루 봉사를 마무리했다.

   
©사진부

추운 겨울이 다가온다. 인심이 점점 각박해져 가는 시대라고 하지만 연탄은행은 항상 훈훈한 열기로 가득 차있다. 올 겨울, 이웃과 함께 따뜻함을 나누고 싶다면 연탄봉사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윤영선 우은희 기자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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