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공 폐지하고 문화콘텐츠 전공 신설하기로

  본관 앞을 묵묵히 지키고 있던 천막강의실이 사라졌다. 그리고 문과대 학사구조개편 반대 투쟁의 목소리도 잠잠해졌다. 지난 10월 14일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ㆍ중동학과의 폐과안이 정기 교무회의를 통과했고, 결국 문과대에서는 10월 27일 열린 정기 문학대회를 통해 두 달여 간 이어져온 투쟁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초 학사구조개편 이야기가 떠돌면서 문과대 내에 위화감이 조성되었고, 8월 14일 김기흥(문과대ㆍ사학) 교무처장이 문과대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ㆍ중동학과 학우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두 과의 폐과를 예고했다. 이후 문과대 학생회에서는 9월 9일에 열릴 예정이던 정기교무회의를 저지하고, 학사구조개편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했다. 대학본부의 폐과 방침에 반대하여 최창모(문과대 · 히브리) 교수와 김동윤(문과대 · EU문화) 교수는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강의를 진행했다. 또, 10월 8일에는 문과대 학우들이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장례식 퍼포먼스를 치름으로써 대학본부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10월 14일 정기 교무회의에서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ㆍ중동학과의 폐과안이 통과되면서 두 과 학우들의 희망은 사라져 버렸다.

  10월 27일 정기 문학대회에서는 투쟁을 중지하는 대신 대학본부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지난 5일 문과대 박병민(EU문화3) 회장은 임동석(중문) 학장을 통해 대학본부에 문과대 학생회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우선, 폐과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대상 학우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도록 대학본부에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학사관리팀에서는 “11월 중순 이후 요구안에 대한 결과를 통보해주겠다”고 답했다. 또한 학사관리팀은 “단 한명이라도 과에 남아있을 경우에도 커리큘럼을 유지해주고 폐강 기준인원을 적용하지 않겠다”며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ㆍ중동학과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ㆍ중동학과가 폐과된 후 문화컨텐츠학과가 신설될 예정이다. 두 과에서 문화컨텐츠학과로 이동을 원하는 학생이 1기생으로 편입되는 체계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과 신설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박병민(EU문화3) 회장은 “몇 년 후에 오늘날과 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며 “문화컨텐츠학과의 커리큘럼이나 교수 확충이 제대로 안된다면 학과 신설을 거부할 것이다”고 강력하게 다짐했다.

힘들때 딱 한걸음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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