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효환 시인(문과대ㆍ국문89졸) 인터뷰

20년 전인 1988년 <건대신문> 문화상에 당선된 우리대학 선배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을 그들을 본지에서 찾아 나섰다. 당시 시/소설/평론/서예/사진 다섯 부문의 당선자가 나왔으나 20년이나 지난 지금, 그들의 자취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때, 한줄기 빛처럼 다가온 한 당선자를 만날 수 있었다.

책으로 둘러싸인 견고한 옹성(甕城)같은 느낌의 대산문화재단 사무실에서 곽효환 동문(문과대ㆍ국문89졸, 본지 29기 기자)과 상봉한 것이다. 곽효환 동문은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이자 시인, 강사로서 몸이 세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1988년, 제21회 <건대신문> 문화상(아래 문화상) 평론 부문에서 ‘참여문학정신을 중심으로 - 김수영 연구’로 가작을 수상한 바 있다.

   
▲ 제21회 <건대신문> 문화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던 곽효환 동문(문과대ㆍ국문89졸, 본지 29기 기자) ⓒ안상호 기자

△ 문화상에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저는 건대신문사에서 논리적인 글인 기사를 쓰며 3년을 보낸 학생기자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학에 꿈이 큰 국문과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남길 성과가 없다는 허망감에 사로잡혔습니다. 무언가 이루고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문화상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좋은 기회였어요.

사실 2학년, 3학년 때 문화상 시 부문에 지원을 했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시로는 안 될 것 같아서 4학년 때는 평론 부문에 지원했었죠(웃음). 더욱이 저는 80년대 당시에 김수영 시의 저항성과 자유정신, 불온성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 문화상 수상경험이 지금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평론 부문에서 상을 타면서 ‘아, 그래도 내가 문학 분야에 최소한의 재능은 갖고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대로 뭔가 이뤄냈다는 성취감도 얻었죠. 인생의 이정표를 세운 기분이었습니다. 문화상 수상경험은 제가 문학을 계속할 수 있는 큰 동기가 돼주었습니다.

   
▲ 곽효환 동문의 모습 ⓒ안상호 기자
△ ‘시인 곽효환’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또 바쁜 와중에도 시를 쓰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시나요?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문학청년에 대한 꿈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89년에 등단하고 96년부터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2006년엔 첫 시집인 「인디오 여인」을 냈습니다. 이 시집이 3쇄까지 찍혔다고 합니다. 시집으로서는 꽤 성공한 편이죠(웃음).

저는 평소에 게을러지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생각하고 관찰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기 위함이죠. 느리게 생각하기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바쁜 삶에서는 쉽게 놓칠 수 있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죠. 또 온전한 저만의 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합니다.

평소에는 직장생활과 출강, 원고 집필 등으로 제 시간을 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주말 중의 하루는 꼭 생각하는 시간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