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제 21대 총여학생회가 되려는 두 학우가 후보에 등록했다. <정>최상아 후보(경영대ㆍ경영3)와 <부>이지혜 후보(문과대ㆍ국문3)의 <떴다 그녀> 선본이 그들이다. <건대신문> 1213호에서는 <떴다 그녀>의 공약, 실현 가능성, 구체적인 방안, 더욱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인지 말하고자 한다.

<드림걸스>와 유사한 공약
이번 <떴다 그녀> 선본의 주요 공약들을 보면 현재의 <드림걸스> 총여학생회가 지난 3월에 내건 공약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떴다 그녀> 선본이 내세운 생리공결제 캠페인, 여학생 휴게실 개선, Lady Action 등을 비롯한 여성주의 문화제 등의 공약들은 <드림걸스> 총여학생회의 공약들과 동일하다.

이런 점에 대해 유혜경(경영대ㆍ경영3) 총여학생회장은 “최상아 정후보가 <드림걸스> 총여학생회의 집행부를 하면서 느꼈던 이번 총여학생회의 미진했던 부분을 고치기 위해 출마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약이 겹친다는 것은 그만큼 아직 학내에 여성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떴다 그녀> 선본의 공약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생리공결제 캠페인, 악용 막을 방법은?
이번 <떴다 그녀> 선본이 내놓은 주요 공약 중 하나로는 생리공결제 캠페인이 있다. 학사관리팀 이우광 팀장의 말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아직 생리공결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우광 팀장은 “학생들의 입장이 찬반 양쪽으로 갈라진 상태라 판단했고, 타 학교의 악용 사례로 인해 아직 대학본부에서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떴다 그녀> 선본은 캠페인을 통해 생리공결제에 대한 학우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최상아 후보는 “캠페인을 통해 생리공결제에 대한 학내 여론을 환기시키고 필요한 이유를 알리는 한편, 생리공결제를 악용하지 않겠다는 서명운동도 진행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문제점도 존재한다. 최근 서강대에서 시범 운영 중이던 생리공결제를 폐지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부 여학우들의 악용을 단순히 서명과 선의만으로 막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부>이지혜 후보는 지난 19일에 열린 공청회 자리에서 “학기 당 공결 횟수에 제한을 두는 등의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학생 휴게실, 없는 건 더하고 차이는 줄이자
여학생 휴게실 개선도 <떴다 그녀> 선본이 내놓은 주요 공약 중 하나이다. <떴다 그녀> 선본의 정책 자료집을 보면, 테이블, 화장대, 책장 등의 낡은 집기를 교체하고, 더욱 많은 서적을 구비해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여학우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있다.

현재 여학생휴게실이 있는 단과대/건물도 있고 없는 단과대도 있다. 경영대, 공대, 법대, 생환대, 수의대, 동생명대, 상허기념도서관(중앙도서관)에는 여학생휴게실이 있으나 나머지 건물에는 없는 실정이다. 즉, 우리대학의 14개 단과대 중 8곳은 여학생휴게실이 없는 상황이다.

또 현존하는 여학생휴게실도 단과대 별로 시설적인 면에서 차이가 난다. 손유범(동생명대ㆍ동물생명3) 동생명대 학생회장은 “우리 여학생휴게실에는 집기가 하나도 없는 상태”라며 여학생휴게실의 상황을 알렸다. 이렇게 단과대 별로 여학생휴게실이 차이가 나는 것도 총여학생회가 해결해 나갈 부분이다.

생리대자판기, 얘기는 잘 됐나요?
<떴다 그녀> 선본은 생리대자판기 설치를 또 하나의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떴다 그녀> 선본은 학내 모든 건물 화장실에 생리대자판기를 설치하고, 총여학생회실에 생리대를 구비해 놓겠다는 내용을 정책 자료집에 담았다.

학내에 자판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자판기를 관리하는 학생복지위원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정>최상아 후보는 “학생복지위원회에서 생리대자판기에 대해 이야기하면 설치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생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생리대자판기 설치에 관한 질문에 “총여학생회 쪽에 물어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답했다. <떴다 그녀> 선본과 학생복지위원회 양측이 충분한 상의 끝에 시행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좋은 공약을 이어나가려면
현 <드림걸스> 총여학생회의 공약과 <떴다 그녀> 선본의 공약들 중 가장 유사한 부분은 여성주의 문화제다. <떴다 그녀> 선본은 지난 10월, <드림걸스> 총여학생회가 개최한 Lady Action을 이어서 더욱 알차고 내실 있는 내용으로 여성주의 문화제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떴다 그녀> 선본은 지난번 여성주의 문화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최상아 후보는 “반응이 뜨겁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성용품 공동 구매, 호신술 강의, 스타일 강의 등의 프로그램에서 여학우들의 반응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의 모든 면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것이 반드시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지난 문화제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찾아내어 개선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좋은 공약의 계승’일 것이다.

무관심에서 날아올라라
총여학생회 투표는 25일부터 27일까지 각 단과대 건물과 학생회관에서 진행된다. 제21대 총여학생회 후보로 나선 <떴다 그녀> 선본이 당선된다면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학우들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문과대의 한 여학우는 “총여가 있는 것은 알겠지만 총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익명의 이과대 여학우는 “총여가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렇다. <떴다 그녀> 선본이 당선 후 무엇보다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여학우들의 무관심을 타파하고 총여학생회가 꼭 필요한 기구임을 여학우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지난 3월에 총여학생회가 오랜만에 다시 세워졌지만, 총여학생회는 이제 막 뿌리를 내리려는 어린 나무처럼 아직 유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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