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단과대 중, 3개 단과대 선거 무산

캠퍼스 곳곳이 선거 운동으로 뜨겁다. 오는 25일부터 총학생회(아래 총학)와 총여학생회(아래 총여)의 투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캠퍼스 구석구석을 누비며 또 다른 선거운동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단과대 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는 학우들이다.

단과대 학생회의 중요성은 총학, 총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지난 1년간 정치대 학생회를 이끈 임윤철(부동산4) 학생회장은 “기본적인 학생회의 역할은 해당 단과대 학우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며 “단과대의 화합을 도모하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하는 등 총학생회가 하지 못하는 많은 일을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단과대 학생회는 중앙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주체이며, 학내의 많은 사안들을 해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단일 후보에 무리한 공약 내세우는 행태
하지만 위와 같이 1만 2천의 학우들을 이끌어가는 주체를 뽑는 단과대 학생회 선거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경영대와 수의대 등 많은 단과대가 다가오는 선거에서 단일 후보로 진행되고, 문과대와 공과대는 아예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 문과대 박병민(EU문과3) 학생회장은 “문과대는 계속 집행부 내에서 단일 후보가 출마했다”며 “후보는 집행부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굳어져 학우들의 관심이 적어지고, 후보도 공약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말했듯이 몇몇 단과대 학생회장과 학우들은 단과대 선거에 있어서 공약은 유명무실해졌다고 평가한다. 법과대 김민석(법4) 학생회장은 “관심을 끌기 위한 무리한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공약의 실현가능성이나 적합성을 무시한 채, 단순히 시선을 끌기 위해 무리한 공약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짧은 준비기간과 자금 지원의 부족으로 인한 홍보 미숙
더불어 단과대 선거에 홍보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많은 학우들이 단과대 선거일을 알고 투표하기보다는, 투표 당일 투표소를 보고 투표했다고 밝혔다. 이재준(이과대ㆍ생명과학2) 학우는 “선거 당일에야 투표일을 알았다”며 “선거관련 홍보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선거 홍보가 부족하다는 학우들의 평가에 대해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부족한 시간과 지원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토로했다. 수의대 황지혜(수의학2) 학생회장은 “등록기간과 투표기간 사이의 선거 홍보기간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동물생명과학대학 손유범(동물생명3) 학생회장도 “선거비용 지원이 부족해 선거 홍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서로에게 멀어지는 단과대 학생회와 학우들
결국 위와 같은 문제점으로 학우들의 투표율은 떨어지고, 학생회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단과대 선거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강대훈(문과대ㆍ철학3) 학우는 “단과대 학생회 선거에서 학우들이 꼭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선거운동을 이끈 경영대 김형중(경영4) 학생회장은 “학우들의 관심이 저조하며 행사를 진행해도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단과대 학우들은 학생회 후보의 소통을 위한 노력을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단과대 학생회 후보는 학우들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법대 김민석 학생회장은 “학우들은 학생회를 신뢰하지 못하고 학생회는 학우들의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서로에게 멀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1년 동안 각 단과대 나아가 학내의 많은 사안 해결을 담당해 나갈 학생회를 뽑는 단과대 선거. 단과대 선거의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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