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시장』,『대발해』작가이자 본지 2회 문화상 당선자 김홍신 동문을 만나다

▲ 소설가 김홍신 (국문ㆍ71졸) 동문. ⓒ이유나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 8년 연속 의정활동 1등 국회의원…. 소설 「인간시장」과「대발해」의 작가이자 지난 15ㆍ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홍신(국문ㆍ71졸) 동문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 중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그는 1967년 ‘<건대신문> 문화상(아래 문화상)’의 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본지와 연을 맺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김홍신 동문은 올해 문화상의 소설 부문 심사를 선뜻 맡아주었다. 심사위원 위촉과 더불어 근황을 묻기 위해 김홍신 동문의 자택을 찾았다. 실제로 만난 김홍신 동문은 체구는 크지 않았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건강미가 넘쳤으며 어투는 흔들림 없이 잔잔했다. 

△바쁜 와중에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이번 학기부터 우리대학 언론홍보대학원 석좌교수로 부임해서 일주일에 한 번 강의를 하고 있고, 전국 팔도를 다니며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에 대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120번 정도의 강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일정이 빼곡히 적힌 달력을 보여주며) 한 달 평균 12~13번 강연을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그 밖에는 새로 쓸 소설을 위해서 인도와 네팔, 필리핀 밀림지역, 중국과 일본, 평양과 개성 등으로 취재여행을 다녀왔습니다. 

   
▲ 김홍신 동문의 서재. 뺴곡히 늘어선 책으로부터 그가 창작뿐만 아니라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유나 기자

 △70년대에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과 의정활동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토록 선배님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바로 스스로에 대한 긍지이자 자존심입니다. 자존심은 ‘나 혼자만 최고다’라는 자만심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자존심은 ‘나도, 나 이외의 모든 것도 존엄하다’는 가치관이에요. 내가 존엄하기 때문에 더욱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하며, 명상과 공부도 평생 해야 하는 것입니다.

 △1967년 본지의 문화상에 ‘김치국’이란 필명으로 응모한「대리인」이 소설 부문에 당선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동기로 지원하셨나요?

 그 전부터 건국문단 활동을 하면서 습작 활동을 꾸준히 했어요. 2학년 때 잠시 휴학했다가 복학하고서 문화상에 작품을 냈더니 당선된 겁니다. 이 여세를 몰아서 4학년 때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대학예술문화축전에 작품을 응모했더니 또 당선이 됐죠. 이때 ‘문학으로 인생을 꾸려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말하자면 문화상은 제게 용기를 심어준 것이죠.

 아, 혹시 문화상 당선 전에 제가 <건대신문>에 최초로 연재소설을 썼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까? 제목과 내용이 기억나진 않지만 5~6회 정도 연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대학시절에 넉넉지 않아서 <건대신문>에 투고를 해서 원고료를 자주 받기도 했어요. 본명으로 여러 번 투고하면 건대신문사가 곤란해 했기 때문에 후배들 이름을 빌려 작품을 내기도 했죠. 지금으로 말하자면 원고료가 아르바이트였던 셈이에요(웃음).

   
▲ 소설가 김홍신 (국문ㆍ71졸) 동문. ⓒ이유나 기자
△본지 문화상을 준비 중인 학우들에게 한 마디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도전하는 자의 용기는 있고 기다리는 자의 용기는 없습니다. 당선 여부를 떠나서 시와 소설을 써본 것과 써보지 않은 것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창조ㆍ예술 활동을 해봤다는 긍지는 평생 가기 마련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문과 계열보다는 오히려 이공과 의학ㆍ법학 계열 등에서 도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에서 창조활동을 해보지 못하면 사회에서는 그럴 기회가 거의 없어지게 되요. 문학적 소양이 없다고 느껴지더라도 과감하게 지원해보세요.

 △마지막으로 <건대신문> 독자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주세요.

 지금 붓다에 관한 이야기로 원고를 쓰는 중입니다. 인도에는 여전히 카스트 제도가 남아있기 때문에 ‘불가촉천민’이라는, 극도로 가난한 삶의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삶을 섬세히 들여다보고 알리려고 합니다. 그 외에 달콤하면서도 아픈 사랑이야기, 정치에 관련된 소설도 구상 중입니다. 이제는 ‘인생을 근사하고 신나게 사는 법’을 이야기로 쓰고 싶군요. 구상 중인 글을 쓰기 위해서 내년부터는 강연을 줄이고, 취재여행만 다닐 생각입니다.

   
▲ 그의 서재에는 그의 최근작인 대발해의 현판이 놓여있었다. ⓒ이유나 기자

건대신문사 제 50기 문화부장 이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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