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스펙에서 벗어나 목표에 맞는 능력 길러야

요즘 대학생들의 스펙에 대한 관심은 가히 열풍이라고 부를만하다. <건대신문> 스티커 설문 중 ‘이력서에 적을 스펙을 만들기 위해 이런 것도 해봤다’라는 질문의 응답을 보면 억지로 한 봉사, 집행부와 학회장, 마라톤은 물론 거짓말 글짓기를 해봤다는 학우도 있다. 80~90년대에 사회를 비판하고 낭만을 즐기던 대학생들이 지금은 왜 스펙 열풍 속에서 고심하며 거짓말로 글까지 써야 했을까?

기업과 대학생의 합작품, 스펙 열풍
많은 대학생들은 스펙 열풍의 원인을 기업들이 채용시장에서 지나친 스펙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선발하는 직원의 실무 능력ㆍ직무 적합성을 판단하기 보다는 어학능력ㆍ해외연수경험 등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쉬운 스펙을 많이 쌓은 대학생을 선발하는 바람에, 스펙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취업에 성공했다는 한 학우(공과대ㆍ전기공4)는 “기업이 과도한 스펙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요구하는 조건을 따라 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자신의 적성과 직업에 맞는 능력을 쌓기보다 주변의 눈치를 보며 다른 사람의 스펙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대학생의 태도가 스펙 열풍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취업을 준비 중인 한 학우(경영대ㆍ경영정보4)는 “자신이 원하는 일과 관련된 스펙을 쌓는다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며 “하고 싶은 일과 관련이 없는 스펙이라도 취업설명회에서 들은 스펙의 기준을 따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펙을 달리 볼 때 스펙 열풍은 무너진다!
주로 교육 관련 사안을 연구하는 진보신당 송경원 연구원은 “스펙 열풍은 스펙 없는 대학생을 믿지 못하는 기업과 스펙 없이는 회사에 취직하지 못할 것이라는 대학생 사이의 ‘죄수의 딜레마’가 만든 문제다”며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고 바꿔나가지 않는다면 문제해결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스펙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선 기업과 대학생 어느 한 쪽의 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스펙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기업은 보편화된 스펙을 기준으로 하는 직원채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채용기준을 확립하여 홍보해야 한다. 일부 대기업들 사이에서 스펙을 기본적인 조건으로만 활용하고, 나머지 면접 등에서는 블라인드 테스트(이력서를 보지 않고 판단하는 방법)를 중시하는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대학생도 무분별하게 스펙을 쌓기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결정하고 그에 맞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본인의 소신 없이 친구 혹은 주변 분위기를 따라서 누구나 하는 보편적인 스펙을 쌓는 것은 시간과 비용의 낭비에 불과할 수 있다. 우리대학 취업지원실 권용석 팀장은 “스펙을 쌓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앞서 자신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본인에게 맞는 적성과 흥미를 찾아내야 한다”며 “찾아낸 적성과 흥미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적합한 스펙을 쌓아라”고 조언했다.
사회 전체에 팽배한 스펙 열풍 속에서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이라면 스펙을 쌓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천편일률적인 스펙을 쌓을 필요는 없다. 어떤 스펙을 쌓느냐, 즉 어떤 경험과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만의 스펙을 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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