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입니다. 불과 20일 뒤에는 2008년과 작별을 고해야 하는군요.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아 독자 여러분, 그 중에서도 저와 같은 젊은 친구들에게 편지 한 편 써볼까 합니다.

우리 청년들을 생각할 때 마음이 무겁습니다. 청년실업은 청년들만의 고통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의 고통이고, 또한 국민의 고통이기도 합니다…

 지난 1일 이른 8시 경 ‘청년들, 움츠리지 말고 힘찬 도전을’이란 주제로 방송된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연설의 한 대목입니다. 연설 후반부에서 제안한 정부의 ‘청년취업프로그램’의 실효성 논란은 제쳐두더라도, 대통령이 ‘젊은이’들의 문제에 대한 연설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시대 젊은이들 모습이 얼마나 딱한 처지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20대,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걱정 없이 공부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때문에 7%를 웃도는 이자의 학자금대출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습니다. 상황이 안 좋은 경우 아르바이트 휴학을, 남학우들은 도피처로 병역을 택하기도 했지요. 졸업과 동시에 ‘백수’라는 이름을 다는 것이 두려워 ‘5학년’에 등록하는 4학년 선배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식당에는 점점 더 많은 학우들이 몰리고, 어학연수나 유학을 떠났던 친구들은 속속 다시 돌아오고 있는 형편이죠.

 20대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기 때문에 유망하지만, 동시에 앞이 보이지 않아 불안한 세대입니다. 특히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인 우리는 극심한 신자유주의 취업경쟁에 몸을 맡기고 있지요. 이 경쟁은 줄 세우기 식의 경쟁이기 때문에 우리는 철저히 혼자가 되기 십상입니다. 살아남지 못하는 이가 대다수인데 서로 뭉칠 생각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 지금 이 경쟁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쟁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요소는 지금 이 시대, 같은 세대가 느끼는 ‘동질감’입니다. 우리는 학점과 취업 앞에서는 ‘경쟁자’이지만, 동시에 같은 불안감과 고충을 지니고 있는 ‘친구’이기 때문이지요.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서로가 같은 처지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힘을 합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이 시대의 문제는 무엇인지, 그 원인과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겨울이 끝나면 따뜻한 봄이 오기 마련입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자만이 따사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지요. 겨울을 이겨내려면 혼자서 견디는 것보다는 서로 부둥켜안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당신은 ‘월동 준비’를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혹시 혼자서도 겨울을 날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은 아니겠죠?

 

건대신문사 제 50기 문화부장 이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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