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능을 보고 들어온 동기들과는 다르게 성적이 뛰어나지도 않고, 전교회장은커녕 학창시절에 반장 한 번 해보지 못한 그저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그래서 처음 건국대라는 곳에 붙었을 때 설레고 기쁘기도 했지만, 앞으로 대학생활이 걱정되기도 했다. 우리 집은 기초생활수급자가정이다. 평범하지 못한 가정 때문에 입학만으로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학비를 마련해 줄 수 없는 우리 집은 입학을 포기하라고 권할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럴수록 욕심이 생겼다. 왜 내가 집안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들은 가고 싶어도 못가는 그런 대학교를 포기해야 하는가? 왜 내가 배움을 포기해야 하는가? 라는 오기가 발동해서 학비를 직접 벌겠다고 나섰다.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야간 주간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했다. 하루에 두 가지 알바를 할 때는 학교에서 잠을 자고 집에 가서 샤워만한 뒤, 두 가지 알바를 밤새하고 학교에 가는 일상을 반복할 때도 있었다. 가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하지만 소위 악바리라는 근성으로 버티고 또 버텨 입학 때에 이르렀다. 그러자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내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들어오고자 한 대학을 '그저 평범하게 다닐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면서 뭔가 주축이 되는, 동기들과 함께 어울릴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나는 더 이상 가난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면서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엠티도 다 따라가고, 동아리도 들었고, 학부대표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21대 정치대 학생회의 부학생회장이 되어 다시 한 번 일 년 동안 학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일 년 동안 학부대표를 하면서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지만 많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면서 진정한 친구도 생기고 대학 생활에서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가난이라는 것에 발목이 잡혀 있지 않을 수 있어 더욱 행복했던 것 같다. 비록 알바와 함께하는 대표일이라 부족한 면이 많았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대학생활의 첫해를 뜻 깊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평범한 가정이 아니라 자신감이 없어서 평범하게 대학생활을 보내는 학생이 있다면, 자신의 상황에 개의하지 말고 어디든 참여하길 권하고 싶다. 만약 당신이 남들과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면 그것은 장애물이 아니라, 스스로 더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내가 했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우들 여러분도 꼭 할 수 있다.

힘들때 딱 한걸음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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