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상업화의 부작용에 주목해야, 생활협동조합이 대안으로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학내 상업화는 교내에 다양한 상업시설이 입점하여, 입점업체가 수익을 얻기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내 상업화의 이유이면서 장점으로 거론되는 사안은 △학생의 편의성 증진 △대학재정 기여 △기부금과 수익금으로 장학금 지급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학내 상업화, 과연 장점만?
앞서 봤던 ECC의 사례처럼 근거리에 편의시설이 입지하는 것에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교내에 들어온 외부업체는 학교 근처에도 동일한 업체가 위치하고, 해당 학교 학생에게 특별한 혜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내 상업화로 인한 편의성 증진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용현(이과대ㆍ물리2) 학우도 “근처에 있어 편리하게 이용하지만 교내 상업시설과 교외 상업시설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개정안과 관련된 인터뷰에서 황홍규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연구기관지원정책관은 “상업시설 입주 및 기업 입주가 대학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의 전체 수입 중 임대수익은 크지 않다. 지난해 우리대학의 1년 임대수입은 약 12억 원인데 이는 대학의 1년 수입 약 2천억의 0.005%에 지나지 않으므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대학은 학내 상업화를 추진하며 수익금과 기부금으로 장학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관행에 대해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재삼 연구원은 “학내 상업화로 인한 수익과 기부금의 원천은 학생으로부터 얻는 이윤이다”며 “장학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학생이 부담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상업화가 대학을 변질시킨다
위와 같이 경제적인 문제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학내 상업화가 대학을 크게 변질시킬 수 있고, 변질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강태수(공과대ㆍ전기공3) 학우는 “대학 상업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교의 본분을 소홀히 하게 된다는 것이다”며 “학생과 교수에 관련된 학내 문제를 해결한 후 상업화, 투자 등 대외활동을 시작해야 하는데 대학들이 상업화에 매달려 학내 문제엔 소홀해지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학내 상업화가 대학의 본래 목적과 기능을 잃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상희(법과대ㆍ법) 교수는 “자본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대학과 학술적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대학은 다르다”며 “자본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대학은 아카데미즘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일반적 대학이 지녀야할 학술증진과 인재양성 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상업화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줄일 방안, 대학생협
다양한 상업시설이 입점하여 편의성을 증진시키면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대표적인 대안으로 대학생활협동조합(아래 대학생협)이 부각되고 있다. 대학생협 조직교육팀 김현중 차장은 “학내 상업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소비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윤이 외부로 나가는 것이다”며 “대학생협은 학생ㆍ교수ㆍ교직원이 조합원으로써 수익금을 나눠가져 조합원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협은 대학에서 소비, 문화, 환경을 보다 나은 환경으로 바꾸기 위해 대학생활의 직접 당사자인 학생ㆍ교수ㆍ직원 등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조직한 협동조합이다. 김현중 차장은 “대학생협은 각종 편의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공유함으로써 종합적으로 학생들의 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며 “또한 학교 측에서도 임대업자 문제로 인한 학교이미지 추락, 학생들과의 관계 악화 등을 막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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