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과활마당 솔직히 말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취업준비생이란 타이틀이 여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게 아니더군요. 그래도 이번 겨울방학에 대학생활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지원하게 된 과활마당... 처음 팀원들을 만난 오리엔테이션과 과활마당 떠나기 직전까지 제 마음은 딴 곳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참가한 과활마당이 일단 시작되니 정신이 없더군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할 틈도 없이 3박4일이란 시간이 그렇게 흘러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과활마당이 끝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저에게 남겨진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미소와 따뜻한 팀원들의 마음이 제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게 된 거죠. 이런 감정들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잊히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여운을 오래 갖고 가는 사람이 아닌 걸 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웬걸요? 과활마당이, 과활활동이, 호저면에서 만난 아이들이, 같이 활동한 팀원들이 오랫동안 생각이 나더군요. 더욱이 이유를 모르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이러지? 내가 이 사람들을 이렇게 좋아했나? 이 정도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데? 하고 자신에게 반문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결국에 깨달았죠. 내가 이번 활동에서 이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준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받았다는 사실을. 너무나 많이 배웠고 너무나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이렇게 편협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밖에 모르고 자기가 보는 것만 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흔히들 어른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이제 어른이 슬슬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항상 준 것만을 생각하고 계산하며...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너무나도 슬프더군요. 제가 어렸을 적 상상했던 제 미래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하지만 이제라도 과활마당 덕택에 알았으니 크게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좀 변해보려고 합니다. 주위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호저면 친구들과 우리 팀원들. 좀 더 따듯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좀 더 여유를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과활마당을 좀 더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따듯한 사람이 넘쳐 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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