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세계 학생운동의 모범이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우리나라 학생들처럼 정치에 참여하여 역사적으로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할 정도다.

학생정치참여의 역사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 전반에 걸쳐 학생들은 국권침탈에 저항하고 일제시기의 사회구조적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치적 투쟁을 이어갔다.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애국적 열정을 기반으로 한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그 시대의 새로운 비판정신을 형성하는데 자양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방 이후 50년대부터 60년대에도 학생운동은 이어졌다. 이때 학생들은 정치참여에 의해 해방 후 미래에 대한 건설적 열망을 표출했다. 더불어 학생들은 4.19 혁명, 5.16 군사정권에 대항한 한ㆍ일 굴욕외교 반대투쟁과 3선 개헌 반대투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만연한 사회적 모순을 공론화하고 독재정치를 종식시키며 민주주의를 확산시키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학생들의 정치참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군부독재정권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서도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끊임없이 활발해져만 갔다.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일부 운동집단부터 일반 학생들까지 정치참여가 더욱 대중화됐다. 이러한 정치참여의 대중화는 부마항쟁, 서울의 봄, 광주항쟁, 그리고 6월 민주항쟁까지 역사에 길이 남을 민주화운동을 이끌어냈다. 특히 1987년 6월 민주항쟁에서는 민주화를 염원하던 학생들이 국민들의 사회적 동의를 기반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는 대변혁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90년대에 들어서부터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점점 약화되기 시작했다. 사회ㆍ정치적 모순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약화 추세는 더욱 심화됐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학생들이 취업난 등의 실질적 문제에 얽매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경험한 시장경제  논리의 확산 때문에, 학생들은 정치에 참여하기보단 자신의 구체적 미래를 준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됐다. 이후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급격히 쇠퇴하게 되고 지금까지 그 추세는 여전하다.

참조 : 이창희 - 성공회대 NGO대학원 시민단체학 석사학위논문 ‘한국 학생운동의 구성요소와 전개과정에 대한 연구’
자문 : 동국대학교 북한학 박사과정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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