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정치참여, 의무일 뿐 아니라 권리임을 인식해야

이번 건대신문의 <대학생의 정치참여의식 조사>에서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100점을 만점으로 직접 매기도록 한 ‘자신의 정치참여의식’ 점수의 평균은 42.45점이였다. 겸손함을 감안하고 봐도 절반의 점수인 50점에도 미치지 못했음은, 대학생 스스로도 자신의 정치참여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 OUT, 권리도 OUT
이런 대학생의 정치 무관심에 대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시민단체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창희(동국대ㆍ박사과정)씨는 “정치란 사회적 자원을 배분하는 일정한 체계를 의미한다”며 “정치에서 소외된 계층은 당연히 그만큼 사회적 자원을 배분받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바쁘고 귀찮다는 이유로 ‘정치’에서 멀어져 가는 대학생. 그 무관심의 대가는 결국 대학생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의 대학생들은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졸 초임 삭감을 통보받고, 일자리로 월 100만원 미만의 임금에 그나마 한시적인 인턴자리를 받고 있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진보신당 서울대학생모임 이민우 군은 “경제위기 속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 대학생들이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위축돼 있다”며 “대학생들의 정치 무관심이 현재의 대학생들을 가장 힘없는 계층으로 만들었다”고 개탄했다.

잃어버린 정치일꾼, 대학생
더불어 대학생의 정치 무관심은 단순히 대학생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큰 손해로 다가오고 있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목소리가 요구되는 정치현장에서, 수준 높은 학문을 배우면서 어떤 세대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학생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하며 정치에 참여할 시간적 여유가 많은 대학생들이 정치에서 멀어지는 것도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민주당 가온사업단 장경패 단장은 “전체유권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대학생들이 제 목소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대학 내부의 문제를 넘어 불합리한 사회구조적 문제와 모순의 해결을 촉구할 목소리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단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대학생 시절의 정치적 무관심이 계속 이어질 경우 사회에 나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해져 사회 전체적인 정치의식이 후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학생들 스스로도 건대신문의 <대학생이 정치참여의식 조사>에서 ‘대학생의 정치적 무관심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72%(60명)이 ‘사회 전체적인 정치의식 후퇴’를 우려했다.

정치 무관심, 이제는 바꿔야
시대가 바뀐 만큼 모든 대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집회에 참여하라는 요구는 적절하지 못하다. 시대에 맞는, 현실에 맞는 다양한 정치참여방법을 모색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대학생 스스로 정치참여가 자신의 권리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진보신당 서울대학생모임 이민우 군은 “지금처럼 대학생이 정치참여에 무관심하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사회구조적 문제 때문에 좌절하고 말 것이다”며 “대학생이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하여 제 목소리를 내야만 우리 대학생 개인의 문제도 해결하고 나아가 궁극적으로 사회도 발전할 것이다”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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