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농구부, 야구부, 축구부가 존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5일 이런 논란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본관으로 찾아온 학부모들과 운동부 동문, 그리고 대학본부 관계자들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오고갔다. 그러나 대학본부가 운동부 폐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향후 운동부의 존속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저녁 학부모들 사이에서 위의 3개 운동부가 폐부된다는 소문이 돌았고, 학부모들은 진상 확인을 위해 25일 이른 10시 체육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던 행정관 부총장실로 찾아갔다. 학부모들은 회의 참관을 요구했고, 체육위원회 위원장인 김우봉 부총장은 학년별 운동부 대표 학부모 12명만 따로 모여 얘기할 것을 제안했다. 12명의 대표 학부모들과 김 부총장 간의 면담자리에서, 내년부터 체육 특기생을 뽑지 않고 운동부 활동을 일반 학생들의 생활체육 참여 유도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입생을 뽑지 않겠다는 말은 운동부를 존속시키지 않겠다는 뜻이기에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했다.

대학본부 측의 계획을 전해들은 학부모들은 운동부 존속 여부를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우봉 부총장과 박순영 체육부장이 대표로 논의를 하게 되었다. 행정관 화상회의실에서 이어진 논의자리에 운동부 동문들도 함께 참석하면서 양측의 입장 대립은 더욱 첨예해졌다. 또한, 월간농구잡지 <점프볼>의 누리집에 ‘건국대, 농구부 등 구기운동부 폐부 결정’이라는 기사가 게재된 것이 확인되어 대학본부에 대한 비난은 거세졌다.

▲ 본관의 회의 자리에 참석한 한 학부모가 근심어린 표정을 짓고 있다. ⓒ 안상호 기자

학부모들은 폐부결정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부총장과 체육부장은 폐부결정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끝까지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늦은 9시까지 이어진 논의는 결국 아무런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끝났다. 현재 학부모들은 26일 이른 10시에 다시 모여 추가 행동을 하기로 결정했고, 일부 학부모들은 화상회의실에 머물며 대학본부에 폐부 철회의 뜻을 강력하게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본부의 한 관계자는, 체육부 운영에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체육특기생들에 대한 현행 지원을 계속 유지하는 데에는 다른 대학들도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체육 특기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체육부 운영비용을 축소할 수 있는 묘책을 강구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