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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본부와 교수들만의 학문단위기관평가
이철호 기자 | 승인 2009.03.27 21:18

2008년도 학문단위기관평가(아래 학문평가) 결과가 나왔다. 각 단과대의 교수들로 구성된 학문단위기관평가위원회가 우리대학 자연ㆍ이공계열 28개 학과ㆍ전공의 교육목표, 교수, 학생, 국제화, 재정 및 공간 등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여 순위를 매긴 것이다.

학문평가는 왜 하는 것일까? 대학본부는 학과ㆍ전공의 수준을 평가함으로써, 한정된 예산의 차등적 배분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중앙일보>에서 매년 실시하는 대학평가 등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학본부 관계자나 교수가 아닌 학생인 필자는 우리대학의 학문평가에 몇 가지 의문점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 의문점은 20개에 달하는 평가지표의 배점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교실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학과의 수준’은 강의평가 결과(40점), 학업만족도(80점) 등의 지표로 평가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 지표들이 최근 2년간 졸업생들의 취업률(100점)보다 비중이 낮은 데에 있다. 학생들이 직접 느끼고 있는 교육의 질보다 취업률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것은, 우리대학이 설립된 가장 큰 이유인 ‘학생교육’을 통한 지식인 양성을 망각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평가지표가 적다는 것도 이런 생각을 굳히게 만든다. 학문평가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는 앞서 말한 강의평가와 학업만족도뿐이다. 그나마 이것 역시 교수학습지원센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뿐이다. 비율도 총 1,000점 중 120점으로 12%에 불과하다. 물론 평가위원회 교수들이 학생들보다 평가에 더 전문적인 사람들이 아니겠는가라는 의견도 나올 수 있지만,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의 실수요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적게 반영되는 것이 사실이다.

학문평가 결과에서 순위가 떨어지는 학과ㆍ전공에 대한 지원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지적하고 싶다. 대학본부는 평가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학문단위에 대해서는 피드백 과정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는 것 같다.

학문평가를 하지 말자는 주장이 아니다. 평가방식과 차후 대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으로의 학문평가에서는 교수업적, 취업률, 국제화 못지않게 학생들이 듣는 ‘수업의 질과 만족도’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의 실수요자인 학생들이 학문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충되어야 하며,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한 대응책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학생들과 유리된, 교수와 대학본부만의 학문평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이철호 기자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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