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초중등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4년 동안 가르쳐서 사회로 진출시키는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학생은 대학이 집행하는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대학이 훌륭한 교수들을 초빙하고 지원하거나 양질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 역시 단 하나,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이다. 교수와 시설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학생들이 우수하지 못한 대학은 좋은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

우수한 학생들을 양성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둘째는 장학, 복지, 취업 관련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학생들이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과 지원정책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지 또 교육과 지원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대학정보공시제에 의해, 대학의 교육과 학생지원정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지표가 공개된 것은 환자의 속병을 진단하는 데 내시경이 도입된 것에 비견될 만하다. 내시경이 만능은 아니듯이 중도포기율, 장학금 지급률, 취업률 등의 평가지표 역시 만능은 아니지만 우리대학의 교육과 학생지원정책의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이다.

중도포기율이 우리대학 전체 평균보다 높은 단과대학들이 이구동성으로 학과제로의 전환을 대책으로 제시한 것은 대단히 의미심장하다고 믿어진다. 작년에 단행된 문과대 학사구조개편을 게기로 광범위하게 논의된 학과제 전환에 대해 이제는 대학본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확신한다. 무조건적인 학과제 전환이 아니라 입학성적, 중도포기율, 전과율, 취업률 등의 소정 목표와 그에 따른 평가시스템을 전제하는 학과제 전환을 강력하게 제안하는 바이다. 자율전공학부 확대와 학과제 전환은 충분히 양립가능하다. 학과제 전환은 시급한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장학금 지급률과 취업률 제고를 위한 정책 역시 대학본부와 단과대학이 합심하여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오명 총장이 취임 시에 천명한 단과대학 자율시스템이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우리대학의 거의 모든 정책이 대학본부 위주로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학본부의 반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지난 2월의 교무위원 인사에 의해 면모를 일신한 대학본부는 심기일전하여 훨씬 더 겸허하고 열린 자세로 단과대학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단과대학 역시 훨씬 더 적극적인 자세로 정책을 제안하고 여론을 전달해야 한다. 교육과 학생지원정책의 지속적인 강화를 통한 우수 학생 양성은 대학본부와 단과대학의 유기적인 협력 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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