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각, 우리대학 제1학생회관(아래 학생회관) 1층 유리문에는 학생회관 통행금지(아래 통금) 시간이 적혀 있다. 늦은 11시부터 이른 7시까지다. 매년 동아리연합회에서는 이 유리문에 건 자물쇠를 풀고자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학생회관이 지금처럼 통금시간이 정해진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2004년 6월 학생회관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들이 발생한 이후, 대학본부는 학생회관 통금시간을 정하고 늦은 11시가 되면 학생회관 문들을 쇠사슬과 자물쇠로 잠그고 있다.

학생회관 출입문이 잠귄 지 5년이 다 되가는 지금 학생회관의 구성원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학생회관에 동아리활동 등의 이유로 상주하고 있는 학우들을 비롯한 여러 학우들은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을 원하고 있다.

학우들은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을 원하는 주요한 이유로 동아리활동의 불편함을 들었다. 유병찬(MUSEㆍ04)학우는 “밤에도 기타연습을 해야 할 때가 많은데 통금시간이 정해지다 보니 동아리활동에 지장이 많다”고 말했다. 이종원(가톨릭학생회ㆍ08)학우 역시 “늦은 시간에 동아리방에서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야 할 때도 있는데 문을 닫아 버리니 물품을 가지고 갈 수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생활의 불편 역시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학우는 “과제나 잠자리 등의 이유로 동아리방에 남아 있는 학우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24시간 개방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을 학우들의 자치권 향상과 관련해 생각하는 학우들도 있다. 이한희(KUSAㆍ08)학우는 “학생회관의 통금을 해제해야 동아리들이 자치적으로 활동하기가 수월해지므로 학우들의 자치권 향상을 위해 학생회관을 24시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책 없는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을 우려하는 구성원들도 없지 않다.

제1학생회관 24시간 개방에 회의적인 구성원들은 현재 24시간 개방이 되고 있는 제2학생회관과 다른 학생회관의 구조를 지적했다. 홍종욱(법과대ㆍ법4) 졸업준비위원장은 “학생회관 1층에는 매점, 은행, 우체국 등의 상업시설들과 학생자치기구 등이 몰려 있다”면서 “보안과 안전 등에 심혈을 기울어야 하는 만큼 대책 없는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은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학생회관 1층 문구점 관계자 역시 “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겐 통금 시간이 있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24시간 개방으로 학생회관 내 도난, 화재 증가는 학우들과 입점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김형중(경영대ㆍ경영4) 학생복지위원장은 “개방 이후 학생복지위원회를 비롯한 자치기구, 동아리방, 상업시설에 도난이 발생했을 시 누가 이를 책임질 것이냐”며 대안 없는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에 반대했다. 학생회관 1층 구내서점 관계자도 “예전 학생회관에 불이 난 사건처럼 학생회관 개방 시엔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외부인 출입 문제도 제기됐다. 학생회관 경비실 김종신 선생은 “동아리방에 상주하는 학생이 아닌데 친구의 이름을 대고 학생회관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며 외부인 출입을 걱정려했다. 김이현 신한은행 건국대지점장 또한 “무단침입으로부터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회관 통금을 유지하는 건 괜찮다고 본다”는 의견이다.

이렇게 학생회관 24시간 개방에 대한 학생회관 구성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학본부에서는 이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학생복지팀 유준연 선생은 “지난 23일, 3차 교육환경개선위원회에서 학생회관 개방에 대해 학생대표들과 얘기를 나눴다”며 “이후 관련 부서들의 입장들을 모두 모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이 문제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학생회관 내의 보안과 안전 문제의 해결이 없는 한 언제나 열려 있는 학생회관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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