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참여의 고수, 3인의 학우에게 들어보는 대학생의 정치참여

지난 1217호 <건대신문> 사회기획에서는 ‘대학생의 정치참여’를 주제로 대학생 정치참여의 역사와 대학생의 정치참여에 대한 우리학우들의 생각, 대학생 정치참여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이를 바탕으로 1218호에서는 실제로 대학생 신분으로 열심히 정치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만나, 대학생의 정치참여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대학생의 정치참여를 이끌어낼 방법과 다양한 정치참여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민주당 가온대학생사업단 정책국 강휘웅(연세대ㆍ신학4) 국장

1.어떤 정치참여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작년부터 가온대학생사업단 정책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 정치참여의 시작은 학내 정치참여였어요. 등록금 투쟁 등의 학내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그러던 중 촛불집회 등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더불어 NGO단체에서 활동했는데 실효성의 한계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정당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NGO단체는 권고를 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정당처럼 입법을 통해 법적인 강제성을 부여할 수는 없잖아요. 직접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정치적 이상이 비슷한 민주당을 택해서 작년부터 정당 활동을 시작했어요.

2.정치참여 활동을 하시면서 어려움도 많으셨을 텐데?
취업에 대한 고민과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한 경제적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학생 때부터 취업을 고민하며 돈에 얽매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어요. 20대야말로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 활동할 수 있는 시기인데 다른 것으로 허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대학생일 때 평소에 관심 있던 정치에 참여하며 공부하는 것이, 내 자신의 20대 이후의 삶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경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꿋꿋이 활동하고 있어요.

3.정치참여 활동을 하시면서 느낀 보람은 무엇인가요?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시기를 정치에 참여하고 학생의 권리를 신장시킬 정책을 고민하면서 보내고 있어요. 제 후배들 그리고 미래의 제 아들, 딸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껴요. 물론 전 학교를 떠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후배들이 학교에 들어오는 거고. 나중엔 제 아들, 딸들이 학교와 사회에서 활동하잖아요. 남이 아니라 후배들, 나아가 제 자식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더 나은 사회에서 살게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힘이 납니다.

4.정치참여에 관심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정치는 각자의 권리를 지키고 신장시킬 수 있는 활동이에요. 대학생이 정치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야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죠. 등록금을 인하시키고, 학생으로서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면 스스로 정치에 참여해야 해요. 대학생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면 그만큼 권리도 잃게 될 수밖에 없어요. 정치참여를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투표와 같이 간단한 것들에 참여하면서 사회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이런 기본적인 정치참여가 남에게 도움이 되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또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싶습니다.

대학생 사람연대 박정훈(부산대ㆍ정외4) 대표

1.정치참여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본격적인 참여는 고등학교 2학년, 2002년에 미군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시작된 촛불집회부터였어요. 부당한 사건을 보고 울분이 쌓여서 학교 홈페이지에 같이 가자는 글을 올리고 촛불집회에 참여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선생님께서 이런 행동은 불법이고 퇴학당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학교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어요. 그때부터 학교라는 공간의 모순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청소년의 인권, 정치적 권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며 정치참여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2.상당히 오랜 기간 정치참여를 이어가셨는데 목표가 있다면?
저는 이 세상 가장 낮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대학생 사람연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한 때 포이동 철거촌에 갔던 적이 있었어요. 주변 강남아이들 사이에서 소외된 포이동 빈민층 아이들과,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핵과 간질로 두 아이를 잃은 아주머니를 만나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 그것도 강남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빈민층 아동들에게 공부방을 만들어 주는 ‘인연맺기 학교’를 만들어 활동하게 됐어요. 그 때의 목표를 지금 대학생 사람연대에서도 이어가고 있어요.

3.가장 기억에 남는 정치참여 경험이 있다면?
부산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적이 있었어요. 경찰과 시민이 대치하고 있었는데 시민들이 8차선 도로에 모여 있고 어쩌다 보니 제가 지휘를 하고 있었는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사회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국회 제도권 밖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가를 확인했어요. 더불어 촛불집회는 평범한 국민들에게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촛불집회는 저에게 정치참여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게 해줬기에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요.

4.정치참여 활동을 하시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정치참여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얌전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학생이었어요. 그때는 삶이 재미없었어요. 그런데 정치활동을 하고 나서부터 주인의식이 생겼어요. 내 미래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는 삶의 주체성을 찾고 자립적인 인간이 되고 삶의 재미를 느낀 것이 큰 이익이라고 생각해요. 또 제가 활동하면서 맺었던 인간관계도 빼놓을 수 없죠. 인연 맺기 학교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볼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연락도 자주하고 제 정치활동을 후원하고, 학생회 선거 유세도 함께 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정치참여 활동을 통해 사회에서 쉽게 갖기 힘든 따뜻한 인간관계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서울지역 연합 박해선(숙명여대ㆍ영문4) 의장

1.본격적으로 정치참여 활동을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작년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 집회에 참여한 것이 제겐 큰 전환점이었어요. 그전부터 소식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가보니 뉴스나 신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내가 생각한 것만큼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활동가들이 왜 활동을 하는지를 공감하게 됐죠. 기륭전자에서 근무하시는 30대에서 40대 사이의 어머니들은 다분히 상식적인 것을 요구하고 계셨어요. 그런데도 억압당하는 것을 보고 개인적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고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것을 느껴 본격적으로 정치참여를 시작하게 됐어요.

2.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정치참여를 이어가는 이유가 있다면?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에 나가 활동을 하는 이유는 저를 위해서 에요. 저랑 제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을 위한 것이죠. 사실 제 꿈은 현모양처에요. 살림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돈 걱정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런 목표가 개인의 능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회보장이 잘 되어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스스로가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죠. 열심히 일한만큼 받는, 제가 알고 있는 원칙적인 이야기가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열심히 정치참여를 이어가고 있어요.

3.왜 대학생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모든 사람은 행복해 지고 싶어 하잖아요. 사회적으로 행복해 질 수 있는 권리는 스스로 얻어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사회의 영향력 있는 변화는 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법을 만들고 개정하는 과정이 결국 정치잖아요.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국회의원에게 투표를 하고,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사회에서 대학생의 권리를 늘리는 방법이죠.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외딴섬처럼 떠있지 않기 때문에 정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서 대학생이 사회적 위치를 지각하고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4.정치참여가 대학생으로서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은데?
지나가면서 설문지를 하나 작성하고, 정치 쟁점에 대해 리플을 하나 달고, 설문 스티커 하나 붙이는 하나하나가 정치참여에요. 굉장히 미약해서 이것이 정치참여라고 생각하지 않고 영향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작은 움직임이 모여서 큰 움직임을 만들고 변화를 만드는 것이에요. 대학생 여러분들의 작은 참여 하나하나가 우리 대학생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정치참여가 거창한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수준과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충분한 정치참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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