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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WCU, 하지만 그늘도 있다
이철호 기자 | 승인 2009.05.18 02:34

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한 로저 콘버그,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루이스 이그나로 등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석학들이 우리대학을 찾아오게 된다. 우리대학이 WCU(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 World Class University) 과제 6개에 선정돼 정부 예산으로 연구비를 지원받아 해외 석학들을 초빙하고 이들이 우리대학의 교수진, 학생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대학은 1유형에 선정된 박배호(이과대 물리) 교수팀의 ‘양자 상 및 소자 전공 인력 양성 및 세계적 선도 연구 그룹 구축’ 과제 덕에, 이과대학에 물리학의 다양한 양자역학 현상을 응용해 D램 반도체와 랜드 플래시 메모리를 뛰어넘는 차세대 소자와 나노 신소재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양자 상 및 소자 전공’을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신설하게 되었다.

이처럼 WCU가 우리나라와 대학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건대신문>에서는 WCU의 성공적인 운영에 일조하기 위해, 지금까지 제기된 몇 가지 비판을 정리하고 우리대학의 대책을 알아보았다.

본래 WCU는 작년 12월에 최종 인가가 모두 완료된 상태였다. 우리대학이 확보한 과제들 역시 이때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1차 선정 이후 많은 논란이 있어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다시금 2차 WCU 과제 선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26일에 19개 대학, 29개 과제가 새로 WCU에 선정되었다. 촉박한 준비기간, 인문사회 분야 미흡, 해외 석학들이 향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등에 대한 WCU 관련 논란들은 우리대학 역시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1. 너무 부족한 준비기간
교육과학기술부가 탄생하기 이전 우리나라의 교육을 담당하던 교육부에서는 ‘세계 수준의 선도대학 육성 사업’, ‘지방대학 특화 분야 육성 사업’이라는 두 개의 대학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과학기술부와 통합된 이후 기존 과학기술부의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이 위의 지원사업들과 합쳐지면서 생겨난 WCU는 1년 간 총 1,650억 원을 지원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 되었다.

그러나 WCU는 준비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신청, 심사 등의 과정에서 급한 진행으로 이어졌다. 작년 6월 20일 각 대학에 WCU 신청 공고가 나간 후 3개월 만에 모든 신청 절차가 완료됐다. 이후 40여 일 동안 10여 명의 패널들은 신청서류들의 타당성, 오류 등을 검수해야 했다. 1차 WCU 과제 선정 당시 3개 대학, 4개 과제에서 논문 중복게재 논란이 붉어져 서강대가 지원대상에서 탈락하는 등의 파문이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작년 11월 25일에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은 “약 40여일 만에 5만여 편의 논문을 심사하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필연적으로 잡음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무리한 행정을 비판했다. 김부경 위원장 역시 “지나치게 서둘러서 논문 수를 비롯한 기초적인 자료 계산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 사업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2. 지방ㆍ 인문사회 분야 상대적 부족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가는 길에 상대적으로 지방대학은 배제돼 있었다. 상위권, 수도권 대학들이 1년간 1,65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의 대부분을 지원받은 것이다.

지난 12월에 발표된 1차 WCU 과제 선정에서 1유형과 2유형 부문에서 지방단위 신청과제들은 102개 중 7개가 통과되었을 뿐이었다. 그 결과 400억이 이르는 지방 단위 예산은 190억이 남았다.

상위권 대학들이 연구비를 독과점하는 문제 역시 두드러졌다. 1, 2유형의 경우 15개를 차지한 서울대는 총 317억 원을 지원받는다. 한국과학기술원은 164억 원, 포스텍은 146억 원, 성균관대는 116억 원이다. 이에 비해 나머지 대학들은 100억 원을 넘기지 못했다.

인문사회 분야가 극소수만 선정된 것도 비판을 받았다. 1, 2유형 52개의 과제 중 인문사회 분야는 46개의 신청 과제 중 단 3개만이 선정됐다. 실제로 전공, 학과를 만들 수 있는 1유형의 경우 인문사회 분야는 단 하나뿐이었다.

WCU 과제 심사를 맡은 한국과학재단 조우현 씨는 “심사 과정에서 우수한 과제들이 적었으므로 어쩔 수 없다”며 “부실한 과제에도 정부의 예산을 지원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2차 선정에서 인문사회 분야와 지방대학의 과제들을 많이 선정했다”고 말했다.

WCU 2차 선정 결과 19개 대학, 29개 과제 중 전남대(4개), 경북대, 울산과학기술대(각각 2개) 등 지방 대학들의 과제가 많이 선정되었다. 하지만 인문사회분야는 총 29개 중 8개가 선정됐을 뿐이다.

3. 진정한 경쟁력 키울 방안 필요
WCU 과제 선정으로 우리대학을 비롯한 국내 대학에서 공동연구 등을 진행할 해외 석학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해외의 여러 석학들이 1년에 몇 번 대학에 온다고 경쟁력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근시안적 사고”라며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토종 석학들을 지원할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대학이 확보한 WCU 3유형 ‘전사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 프로테오믹 연구’에 참가하는 로저 콘버그 교수가 공동연구를 위해 우리대학에 체류하는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여기에 대해 콘버그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강린우(신기술융합학) 교수는 “로저 콘버그 교수님은 2주 동안 우리대학에 체류한다는 공식계약에 의해 이번 과제를 수주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구나 우리대학은 이미 오래 전부터 콘버그 교수님이 지도하는 국제공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다른 대학과는 차원이 다르다. 교수님이 스탠포드대학에 있는 동안에도 계속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철호 기자  bsky05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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