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대표자들은 분열, 학우들은 혼란, 외부단체와 마찰

자난 4월 30일, 우리대학 제2학생회관 노천극장에서 진행하려던 노동절 전야제가 학교 측과 다수 학생대표자들의 반대로 후문 앞 도로에서 진행해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이 집회 과정에서 건축대 학우 2명이 폭행당해 이에 대한 책임 문제로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기물 파손, 난동 이유로 행사 막아
4월 30일 민주노총 등을 비롯한 30여 개의 진보단체에서는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전야제 행사를 우리대학 노천극장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전국대학생공동행동 소속의 대학생들 역시 노동절 전야제 이후 역시 노천극장에서 청년학생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행사 당일, 행사에 반대하는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대표자들은 반대 의사를 전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학교 측에서는 행사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흙을 실은 트럭으로 학교의 주요 출입문을 막았다.

학교 측의 출입 통제에 집회 참가자들과 일부 학우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동절 전야제에 참가한 이민지(서울산업대ㆍ기계공1) 학우는 “점점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낼 공간이 줄어드는데 대학마저 약자들의 집회를 막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번 통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학생복지처 관계자는 “집회에 반대하는 학생대표자들과 생각이 같다”며 “정치적인 성향을 지닌 외부 세력들이 학교 내에서 기물 파손, 난동 등을 저지를 것을 우려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학생대표자들 엇갈린 입장
이번 4ㆍ30 노동절 전야제 개최에 대해 학생대표자들 간에도 많은 이견이 있었다. 4월 28일 중운위에선 이 행사를 추진하던 ‘경제위기에 맞선 건국대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측의 제안에 따라 행사 진행을 논의했다. 하지만 촉박한 시간과 대표자들 내부의 의견 대립으로 이 행사는 학생 대표자들의 동의 아래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공동행동 소속의 어광득(법과대ㆍ법2) 생활도서관장은 “외부 세력에 대한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며 “대학이 거리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과대 김정래(기계공3) 학생회장은 “정치적인 외부 단체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권 등이 침해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폭행당한 건축대 학우에 대한 공동행동 사과 논란
한편, 후문 앞 도로로 옮겨 치러진 집회에서 우리대학 학우가 폭행당한 것에 대한 책임소재와 사과도 논란거리가 됐다. 노동절 전야제에서 건축대 학우 2명이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폭행당해 병원으로 실려 가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열린 임시 중운위에서는 노동절 전야제를 유치한 공동행동 측이 사과문을 올릴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화요일에 올라온 공동행동의 사과문이 사과보다 변명에 가깝다는 이유로 일부 학생 대표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지난 7일에 열린 중운위에서 다시 한 번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중운위 위원인 백승호(정치대ㆍ부동산4) 건문연 의장은 “집회 중의 폭행을 준비위원회 등에서 제지했어야 한다”며 “도의적인 책임도 당연히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절 전야제에 참가한 민주노총 측의 사과 문제도 제기됐다. 하인준(정치대ㆍ정외4) 총학생회장, 건축대 박창민(건축3) 학생회장 등은 7일 민주노총 서울본부와의 논의 끝에 민주노총 차원에서 사과하고 피해 보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대자보 싸움으로 학우들의 혼란 가중
공동행동, 민주노총과 총학생회가 폭행과 관련해 사과문을 올리는 것에 대해 합의하면서 노동절 전야제 논란은 어느 정도 불씨가 꺼져 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동안 대자보를 통해 많은 학생 대표들이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학우들은 혼란스러워했다. 백승호 건문연 의장은 “학생 대표자들과 단체들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 취해 전달했다”며 “대자보를 보면서 일반 학우들은 오히려 의문이 더욱 쌓이지 않았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 4.30 청년학생 투쟁문화제가 우리대학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학생 대표자들은 곧바로 이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배움터 곳곳에 내걸었다. ⓒ 안상호 기자
   
▲ 인터넷 토론방에서는 위와 같은 일부 학생대표자들의 의사표명이 우리대학 학우들 전체의 의사로 오인받기도 했다. ⓒ 안상호 기자
   
▲ 과연, 우리대학 학우들의 권리를 위한 것은 무엇인가 ⓒ 안상호 기자
   
▲ 건국문위에도 걸린 현수막 ⓒ 안상호 기자
   
▲ 게시판에 4.30 문화제를 반대하는 학생대표자들의 성명서와 지지를 표명하는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있다. 한 학우가 멈춰서서 이를 읽어보고 있다. ⓒ 안상호 기자
   
▲ 학생회관 앞에서 4.30문화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문화제 준비를 막은 대학본부를 규탄하고 있는 여러 대학의 학생들. ⓒ 안상호 기자
   
▲ 확성기를 통해 문화제 지지를 호소하는 한 학생의 모습 ⓒ 안상호 기자
   
▲ 고개를 푹 숙인 한 학생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 안상호 기자
   
▲ 대학본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안상호 기자
   
▲ '우리는 이곳에 싸우러 온 것이 아닙니다' ⓒ 안상호 기자
   
▲ 게시판을 뒤덮은 4.30문화제와 관련된 대자보들을 읽고있는 학우들 ⓒ 안상호 기자
   
▲ 학생회관 앞에서 선전전을 준비중인 학생들 ⓒ 안상호 기자
   
▲ 가로막힌 건국문. 이날 대학본부는 외부 차량 전체의 출입을 금했다. ⓒ 안상호 기자
   
▲ 현수막은 4.30문화제가 끝난뒤 바로 수거됐다. ⓒ 안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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