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포굿 박미현 대표 인터뷰

무분별하게 생산ㆍ폐기되는 재료로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터치포굿(Touch4Good, www.Touch4good.com)은 박미현(성신여대ㆍ정외4)씨가 실제 창업계획을 세운 2008년 5월부터 올해로 딱 1년째를 맞았다. ‘다른 이유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희생하지 말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신념으로 시작한 사업은 어느새 언론의 주목을 받는 소셜벤처(Social Venture)의 대표기업이 됐다.

소셜벤처는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기업보다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명확한 개념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소셜벤처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업으로 얻은 이익을 바탕으로 자생력을 유지하고 나아가 이윤까지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사회적기업과 유사하지만 청년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해 소셜벤처라고 구분한다.

이는 터치포굿도 다르지 않다. 재활용(Touch) 상품의(Good) 바람직한(Good) 접점(Touch)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터치포굿은 현재 폐현수막ㆍ폐광고판을 수거해 가방과 지갑 등을 만드는 업사이클링(가치를 배가시키는 재활용)을 하는 기업이다. 더불어 저소득층을 우선 고용하고, 판매 수익금은 환경 관련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어린이의 치료 및 환경개선에 사용하고 있다.

“소셜벤처에 대해 봉사활동이라는 오해가 많아요. 하지만 무조건적인 봉사활동의 개념은 아니에요. 어떤 기업이든 사회가 올바르게 유지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단지 이윤을 위해 사회에 피해를 주는 선택보다 이윤이 적더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 뿐이에요.”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생각해야 하는 소셜벤처. 생각할 것도 많고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예상했음에도 박미현 씨가 소셜벤처를 선택한 계기는 나만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다가, 대학생인 지금은 사회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회사에 들어가서도 그럴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큰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많은 것을 배우긴 하지만 그저 일을 하는 한 사람이 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나를 희생하지 않는 소셜벤처를 선택하게 됐어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창업을 생각하게 된 박미현 씨. 하지만 그녀는 젊은 나이에 사회경험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었기에 창업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넥스터스에서 주최한 소셜벤처 세미나 Soci知Factory에서 마지막 시간에 조원들과 함께 만든 아이디어가 터치포굿의 모체였어요. 사실 처음에는 실제로 실행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근데 자꾸만 현수막이 눈에 들어오고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결국 조원들과 다시 모여서 이야기해봤지만 결국 사회경험을 더 쌓은 후 하자는 결론을 내고 헤어졌어요.”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미련이 남았던 박미현 씨는 실업극복국민재단과 G마켓에서 후원하는 창업공모전에 지원, 당당히 1등으로 당선돼 약 반년 간의 연구 과정을 거쳐 작년 2월 첫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솔직히 아직 성장 중인 기업이라 힘든 점도 많아요. 그래도 굉장히 즐거워요. 보통 사람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회를 하거나 정부나 단체 등의 후원금을 받으며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소셜벤처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문제도 해결하고, 벌어들이는 이윤을 통해 자립할 수 있으니 즐거울 수밖에 없죠.”

터치포굿의 목표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빨리 망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란다. 하루빨리 회사가 위태로워지고 더 이상 터치포굿의 할 일이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거듭 강조한다.

“저희는 현수막을 이용해 가방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에요. 현수막으로 만든 가방을 쓰시면서 환경 문제를 깨닫게 하는 것이에요. 저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분별하게 생산ㆍ폐기되는 각종 쓰레기들이 모두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죠. 그러면 저희는 재료가 없어지니 회사가 위험해지고 결국 망하게 되겠죠? 지구상의 모든 쓰레기가 없어지는 날, 저희는 기쁘게 망할 계획이에요.”

빈손으로 척박한 사회에서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 소셜벤처’를 일구고 좋은 성공 사례까지 되고 있는 박미현 씨. 그녀와 같은 대학생이 있어, 소셜벤처 터치포굿과 같은 기업이 있어 경제위기로 인한 취업 대란에도 대학생은 자신감을 얻고 사회를 향해 억척스런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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