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방침 부재, 권위적인 태도 등 문제점 지적

학생규찰대(아래 규찰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의과대 풍물패 ‘개소리’가 행정관 앞 잔디밭에서 행사 진행 중, '사전신고 없이 잔디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이를 제지하려던 규찰대와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을 계기로 학생사회에서는 그동안 제기된 규찰대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5월 26일에 열린 제 20차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에서는 △명확한 운영방침 부재 △대원들의 불성실한 활동 △규찰대의 대학본부 총무처 산하 기구적 성격 등이 규찰대의 문제로 제기됐다.

규찰대는 학생들 스스로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학내질서유지 및 경비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조직이다. 이들은 늦은 7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총 4시간 동안 일감호 주변, 사범대학 뒤편 등 학교 전체를 순찰한다. 주로 수행하는 업무는 △건물경비 △안전사고 예방 △주차단속 △애완견 출입통제 △면학분위기 조성 △총무처 요청 사항 등이 있다.

학생규찰대 운영안을 보면 근무지침은 단 4개 조항으로만 이뤄져 규찰대의 권한과 임무의 범위, 사고처리 방법 등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규찰대원 교육, 불성실한 대원 제재 규정 등이 마련되지 않아 운영도 부실한 편이다.

규찰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총무처 김명원 선생은 “문제발생 시 규찰대가 자체적으로 처리할 사안과 수위실에 보고할 사안 간의 명확한 구분 등 상세한 운영방침은 없다”며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암묵적인 규칙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규찰대원의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익명을 요구한 여학우는 “규찰대의 순찰하는 모습을 보면 마지못해하는 분위기”라며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의무적으로 돌아다니는 느낌이다”고 지적했다. 대학본부는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야간당직사령이라는 보직을 둬 규찰대를 지속적으로 관할, 원활한 운영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야간당직사령이 집합에서 신고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나아가 평가까지 진행해 규찰대의 불성실한 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생자치활동 답지 않은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불만도 있다. 이런 불만에 대해 규찰대 류정환(문과대ㆍ철학4) 대장은 “마찰을 빚기 싫어 문제 상황을 쉽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제재를 가하는 상황 때문에 권위적으로 보이는 오해가 발생할 수 있으나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상호간의 이해를 증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규찰대의 권위적인 태도가 규찰대를 선발ㆍ관리하는 권한이 대학본부 측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수의과대 윤홍지(수의학2) 학생회장은 “이번 마찰은 충분한 이유나 설명 없이 강압적으로 행사진행을 막는 등 권위적인 태도를 보여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규찰대가 대학본부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 같은 태도를 취하게 되는 등 학우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명원 선생은 “학생복지위원회 등의 학생자치기구로 들어가면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통제 권한이 부실해진다”며 “규찰대원의 자체 선발권한을 인정해주는 등 업무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자치를 인정해주고 있다”고 답했다.

학생자치로 교내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규찰대. 규찰대가 진정한 자치활동을 하고 교내 안전을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과 대학본부와 학우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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