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대학을 필두로 국공립대학까지 전국적으로 학과제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6월 교육과학기술부의 ‘모집단위 자율화’ 조치 이후 2010년부터 학부제와 학과제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학과제 전환 바람을 타고 우리대학에서도 내년부터 문과대와 이과대를 학과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90년대 초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학부제는 1학년 때 일정한 전공들이 함께 묶여 있는 학부에서 수업을 듣고 2학년으로 진급하기 전에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반면 학과제의 경우는 입학 당시부터 전공을 선택하여 1학년 때부터 전공교육을 받는 제도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제로 학생의 교육선택권을 증가시키고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학부제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미국의 대학교육제도인 학부제는 우리나라의 풍토와는 맞지 않은 제도였다”며 “인기전공에 학생이 집중되고 전공교육이 부실해지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많은 대학이 학과제로 전환하는 이유는 △특정 전공 쏠림현상 △학생 관리의 어려움 △전공교육의 부실 등 때문이다. 우리대학 문과대 이형식(영문) 학장은 “특정 전공에 학생이 몰리는 학부제의 문제로 문과대는 많은 피해를 봤다”며 “더불어 1학년 때 학부에 소속됨으로 인해 체계적인 학생관리가 어려웠고 국제어문학부의 경우 외국어 전공에 필요한 기본적인 어학 교육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대학은 학부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학부제가 지닌 △원활한 학문 간 교류 △학생들의 전공선택권 보장 △학과 간 이기주의 방지 등의 장점 때문이다. 학부제를 유지한다고 밝힌 성균관대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학문이 융합하는 시대에 학과제로 돌아가자는 것은 학과이기주의를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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