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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꾸던 교환학생, 꿈 속의 교환학생
권현우(정치대ㆍ정외2), 일본 독협대학 교환학생 | 승인 2009.06.23 19:05

한국과의 시차가 없는 일본에서 교환학생인 저는 남쪽 나라의 따스함과 일본 특유의 냉정함이 섞인 분위기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대학은 올해 처음으로 우리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사이타마현의 독협대학입니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대학이지만, 일본에서는 ‘언어학부’가 상당히 강한 학교로서 일본의 3대 영어 스피치 대회 중 하나인 ‘아마노배 영어스피치 대회’를 개최할 만큼의 역량을 가진 학교입니다. 저는 이 학교에서 ‘국제관계법학’을 전공으로 하여 다양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에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뒤, 2달이 지난 시점에서의 일본대학생활은 한 편으로는 즐거움과 또 한 편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심적 굴레에 빠져 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일본어를 전공한 사람이 아닌 이유에서인지 4월 초반(일본은 학기가 4월에 시작합니다)에 수업내용 이해도는 40% 수준을 넘지 못했지만, 2달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는 졸면서 수업을 듣더라도 맥락 이해는 되는 정도의 듣기 실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단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라기 보다는, 많은 일본 대학생들과 만나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서 이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규 입학생이 아닌 ‘교환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일본인 학생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특권(?)’을 지니고 있어서 편하게 이야기를 걸거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매우 즐거운 일 중의 하나입니다.

   
캐나다 요크대학교 동아시아지역연구학과에 재학 중인 앤드류 시프스와 함께 찍은 사진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언제나 손님의 지위에 있다는 것은 쉽게 얻을 수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항상 손님의 지위이다 보니 ‘헤어질 사람’이라는 인식이 서로에게 강하게 남는 듯한 인상도 한편에서는 느낄 수 있습니다. ‘1년 뒤면 한국에 돌아간다’ 와 ‘1년 뒤에 떠날 사람이다’라는 미묘한 경계 아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그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속해 있는 ‘세미나(일본에서는 3, 4학년이 되면 교수님 한 분의 지도 아래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내용을 배웁니다)’에서는 오히려 한국 학생과 일본 학생간에 차이를 두지 않고, 같은 분량의 발표와 같이 준비하는 논문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특별 대접을 받는 생활을 청산(?)하고 진정한 의미의 교환학생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습니다.

흔히 교환학생을 간다고 하면, 그 나라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서 또 다른 학문의 지평을 넓히거나 아니면 1년이라는 장기간의 기회로 외국의 문화, 특히 놀이 문화와 밤 문화 등의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핑크 빛 기대감을 가지고 교환학생을 갈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학문적 깊이’를 추구하지도, ‘언제나 신선한 외국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언어 실력은 열심히 이야기하고 열심히 부딪히다 보면 늘게 마련이지만, 그런 생활도 일정 부분의 외국 친구들에게는 피로감을 줄 수 있는 요소를 가지기 때문에 부단히 연습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생활이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일본의 경우, 어느 누구도 성적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지 않고 교수님들은 수업을 듣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학문적 자신감에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모든 공지는 게시판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자신이 보지 못해서 알지 못한 정보는 전부 ‘자기 책임’이라는 규율 아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입니다. 아시아권에서 ‘개인주의’가 강한 일본이라는 국가에서도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일상일진대, 미주권이나 유럽권의 대학들은 어떨지 상상해 보는 것도,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꿈 꾸던 교환학생’과 ‘꿈 속의 교환학생’은 다릅니다. 매일 매일의 이벤트와 나를 특별히 생각해주는 친구들과의 생활은 ‘꿈 꾸던 교환학생’입니다. 도서관에 조용히 앉아서 일본어(다른 국가는 다른 국가의 언어)로 적힌 책에 코를 박고 공부를 하고 있거나 일본어로 리포트를 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면, ‘꿈 속의 교환학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야기 드릴 수 있는 것은, 교환학생의 경험은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학교생활을 할 때 정말 꿈 같은 1년이었다는 확신을 들 수 있을 만큼의 가치는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시각의 학문적 접근 그리고 세계 도처에 있는,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한 방법으로 교환학생은 최고의 방법입니다.

권현우(정치대ㆍ정외2), 일본 독협대학 교환학생  gh30224@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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