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인터뷰
건대 교환학생은 건대 해외 홍보대사
권현우(정치대ㆍ정외2) | 승인 2009.07.18 13:52

섬 나라의 시간은 육지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서, 빨리 지나가는 것일까. 어느덧, 일본에 온지 3개월이 지났다. 일본어로 수업 듣는 것과 그와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은 이제 큰 어려움이 없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은 2학기에 채울 여유분이라 생각한다.

교환학생을 일본 대학생에게 이해시키기에는 의외로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교환학생이라는 제도가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은 일본대학에서 ‘유학생’과는 또 다른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우선 일반 유학생과는 다르게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1년이라는 기간 동안만 일본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라는 설명을 한다. 더불어 한국에 소속되어 있는 학교와 전공에 대한 설명이 끝나야 ‘교환학생으로서 한국학생’이라는 정의가 일단락된다. 설명이 끝나면, 다른 방향의 질문이 다가온다. 건국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서울에 있는가 등등. 빈도 상으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위의 2가지이다. 하지만 나에게 생각을 다시 한번 하도록 하는 질문은 세 번째 질문이다. 왜 일본에 와서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했는가?

대답은 질문을 하는 사람의 의도에 맞추어 다양하게 한다. ‘일본어를 평소에 공부했고, 기회가 닿아 일본에 왔다’, ‘전공으로 택한 일본의 정치상황과 외교정책을 현지에서 느끼는 것과 한국에서 보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본에 왔다’ 등. 이 두 대답이 주를 이룬다. 간단히 넘길 수 있는 질문이라기보다는,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서 1년을 보내는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큰 바탕에서 나온 질문이라 생각해 질문을 받는 입장에서 매번 질문이 새롭게 느껴진다.

   
대학세미나에서 발표 중인 권현우(오른쪽에서 두번째) 학우

역으로 생각해보면, 내게 질문을 하고 있는 이 일본 학생은 건국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갈 학생일 수도 있다. 내가 이 학생에게 건국대학교를 어떻게 설명을 할 것인가에 따라서, 이 학생이 대학교 생활 중 1년을 남은 학기를 마저 다니고 졸업을 할지 아니면 교환학생으로 건국대학교에서 1년을 다닐지가 결정될 수도 있다. 그러한 선택에 내가 표지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교환학생이 되겠다는 선택이 나 혼자만의 고민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일본인 학생에게 건국대학교의 교환학생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건대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일본은 사생활주의 국가다. 자신의 생활에 피해가 끼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의 삶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생활주의다. 나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어느 방향으로든 내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닌 일본인 학생들이 내가 건국대학교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를 바라고, 나아가 한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물어보는 이유는 그들이 한국에 대한 열정을 불사를 계기를 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독협대학 한국연구회에서 매주 월요일, 10명이 넘는 일본인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내가 한국어 문법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도서관에 비치된 <한국어교수법>도 틈틈이 읽고 있다. 한글의 제자 의도 및 방식 그리고 간단한 회화 등을 설명하는 나에게, 내 이름뿐만 아니라 ‘한국의 건국대학교 학생’이라는 이름의 깃발도 꽂혀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이번 여름, 우리학교에서 하계단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책자를 받아, 50장을 복사했다. 알고 지내던 일본대학생 친구들에게, 그리고 마음에 든 일본인 여학생에게 이야기를 걸 빌미로 삼으며 나눠주고 있다. ‘한국어를 하나도 못해요’ ‘한국어 수업에서 배우시면 됩니다’ ‘한국을 관광하러 가 본적 있어요’ ‘짧기는 하지만 학교생활을 하고, 한국 대학생들과 만나는 것은 관광과는 다를 거에요’라는 설명을 한다. 설득을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하지만 진심으로 건국대학교에 와서, 내가 걸은 캠퍼스를 걸어봐 주기를 바라고 아름다운 저녁에 드넓은 캠퍼스를 걸으면서 새로운 낭만을 경험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힘껏 설명한다.

외국에 나가게 되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다른 나라, 다른 대학에서 지내다 보니, 애교자(愛校者)가 되는 듯하다. 학교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를 해줌과 동시에, 건대생으로서 가지는 포부를 이야기하면 어느덧 일본인 학생은 ‘가보고 싶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 보고 싶은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 나는 일본판 건우건희가 된다.  

이상으로 교환 학생기를 마치려 한다. 일본판 건우건희가 되어 보낸 3개월, 그리고 꿈꾸던 교환학생의 시절을 지나, 압박의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그 어느 순간도 나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는 시간은 없기에,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 학우들에게도 감히 추천한다. 교환학생이라는 마약을 장기 복용하는 건 어떠실지.

권현우(정치대ㆍ정외2)  kkpress@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현우(정치대ㆍ정외2)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
0502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5층 건대신문사
대표전화 : 02-450-3913  |  팩스 : 02-457-3963  |  창간년월일: 1955년 7월 16일  |  센터장 : 김동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규
Copyright © 2020 건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