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함께 대천해수욕장에 다녀왔다. 원래는 중국 북경으로 가기로 했지만, 한 친구의 사정으로 취소되어 그 아쉬움을 달래는 차원으로 바다를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는 길은 결코 순탄지만은 않았다. 차를 빌려갔지만 운전하는 친구가 길을 실수로 잘 못 드는 바람에 2시간 거리를 4시간이 넘어서야 도착했다. 그리고 시간도 늦었고 멀리 헤매면서 돌아오느라 기름도 많이 들어 애당초 예산에서 벗어나 어쩔 수 없이 차에서 자게 되는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3년 만에 가보는 바다라 그 설렘과 기대가 상당했는데 뜻밖에 머드축제 기간과 겹쳐 축제도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기대가 되었다. 보령머드축제라는 외국인도 많이 오고 유명한 축제가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고 체험해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나와 친구들은 머드를 얼굴과 팔에만 발랐지만 외국인들은- 대부분 서양인들이다-신기한 듯 머리카락부터 발까지 온몸에 바르고 사진도 찍는 등 한국인들보다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참가자의 4분의 1 이상이 외국인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껏 내가 한국에서 이만큼 많은 외국인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마치 외국의 해변에 온 것 같은 착각까지 들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렇게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까지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머드를 바르는 것에서 벗어나 머드 샤워, 머드 미끄럼틀 등 다채로운 체험과 외국인만을 위한 통역, 안내부스, 외국인전용 숙소 등 인사동이나 명동 등 국내 어느 관광지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외국인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도(화장실 등 일부 미흡한 점도 있긴 했었다) 한 몫 했던 것 같다.

인사동과 같은 전통적인 한국문화가 집중된 지역도 머드축제처럼 인프라를 더욱 강화하고 단순한 쇼핑을 벗어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한층 더 매력적인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난 여기서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인 관광신업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여행은 언제나 나에게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늦잠이나 티브이 시청으로는 회복되지 않았던 마음의 피로는 많이 가신 것 같다.

비록 짧은 1박2일의 여행이었지만 매일 같은 곳에 같은 사람과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마치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세상을 보는 안목을 다시  한번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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