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미흡과 학우 혼란 등의 문제점 드러내

자율전공학부가 신설ㆍ운영된지 한 학기가 지났다. 통섭의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해 전문직으로 진출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자율전공학부.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자율전공학부는 이곳저곳에서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계획 준비 미흡
신설학과가 으레 겪는 어려움은 교과과정 및 교수충원 등 전반적인 교육계획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대학 자율전공학부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백은혜(본부대ㆍ자율전공1) 학우는 “4년간의 교과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2학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앞으로 무엇을 배우는지 잘 모르겠다”며 “교과과정이 하루 빨리 완성돼 학업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율전공학부는 법학전문대학원 인가가 확정된 지난해 여름부터 갑작스럽게 준비에 들어가 4년간의 교과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학기를 시작했다. 대략적인 교과과정은 학기 시작 후인 5월경에나 마련됐고, 완성은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아 여름방학 중에 완성하여 교과과정 책자를 만들고 배포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충원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본부대학 자율전공학부에 소속된 전임교원은 5명이다. 전임교원 5명이 본부대학 학장과 자율전공학과 학과장, 강의교수 3명임을 감안하면 충분하지는 못하다. 강의교수는 시간강사와 전임교수 사이에 위치한 직책으로 강의를 전담하는 교수다.

대학본부 측에서는 새로운 교수 충원보다는 타과의 교수들을 상담지도교수와 내부겸임교수로 위촉하여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덕원 연구원은 “학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부에 소속된 교수가 발전계획을 세우고 방향을 연구해야 한다”며 “타과의 겸임교수와 상담교수, 강의를 담당하는 강의교수가 학부발전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학우, 진로와 학부 정체성 혼란 커
자율전공학부는 본래 다양한 학문을 접하면서 진로를 고민한 후에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전공을 자율적으로 선택한다는 생소한 절차와 대학본부와 교수들의 부족한 도움으로 자율전공학부 학우들은 진로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김의진(본부대ㆍ자율전공1) 학우는 “자율전공학부의 진로를 선택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학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며 “이제 막 입학한 1학년들은 선택능력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진로를 잡는데 학부에서 도와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학본부는 학사지도사와 트랙별 상담지도교수를 배치, 지속적으로 상담을 진행해 진로선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학기 전체 학생상담은 사실상 단 한 번뿐이었다. 심지어 몇몇 학우들은 상담지도교수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자율전공학부 학우들의 소속감과 정체성 부족에 따른 문제점도 불거지고 있다. 자율전공학부 운영회 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훈(본부대ㆍ자율전공1) 학우는 “5월 경 대표를 선출하여 임시 학생회 형태인 운영회를 구성했지만 단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우들이 소속감과 정체성을 느끼지 못해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학칙 상 1, 2, 3학년이 모두 있어야 학생회를 구성할 수 있어 사실상 앞으로 2년간은 학생회 구성이 어렵다. 대학본부 측에서는 행정실과 연계하여 각종 행사를 도와주거나 특성화학부 학생회와의 체육대회 등을 통해 선배를 연결해주고 있다. 하지만 5월이 돼서야 과방이 설치되고 학생들 자체적으로는 MT를 한 번도 추진 해보지 못하는 등 학생자치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