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노조 명지대 지부장 서수경씨 인터뷰

명지대 학생회관 앞 천막에서는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부당해고를 당한 행정조교 135명 중 19명이 148일째(7월 14일 인터뷰 당시) 파업 중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에 맞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명지대 부당해고자들. <건대신문>에서는 서수경(38) 대학노조 명지대 지부장을 만나 비정규직 문제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 이미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자들을 복직시키도록 판결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복직에 관해 대학본부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복직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지칠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는 것 같다.

△ 파업한 지 148일이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당해고 조치를 한 것과 부당해고자 복직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학본부를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우리가 해고된 뒤에 새로 고용된 행정보조원들의 경우, 재계약이 1회로 제약돼 있을 정도로 우리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려는 부분도 있다. 행정보조원의 경우 1인당 평균 1.3개의 학과를 담당한다. 이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개선돼야 하는 것이다.

△ 100일이 넘게 파업을 이어오시는 동안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지도 못하셨을텐데, 생활(생계)에 큰 지장은 없으신가요?
아직 큰 지장은 없다. 사학연금에서 퇴직금을 받아서 그나마 버티고 있다. 하지만, 연차수가 얼마 되지 않은 해고자들은 퇴직금이 크지 않고 따로 돈벌이가 없어 힘든 상황이다.

△ 파업에 대한 명지대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서울배움터와 용인배움터 총학생회 모두 협조적이진 않다. 용인배움터의 경우는 우리를 적대시할 정도다. 3월 10일에 용인배움터 정문 밖에서 집회를 가졌는데, 수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총학생회에서 집회를 저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집회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꾸준히 도움을 주고 있다.

△ 학내 비정규직의 처우가 달라지려면 무엇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상관없이 일한 만큼 대우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학내 시설을 관리하는 용역직원 분들이나 청소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우리는 비교적 처우가 나은 편이다. 하지만 같은 업무를 맡는 사람들인데도 단순히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때문에 차별받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최소한 동등한 업무를 맡고 있다면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 대학 비정규직 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대학생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까요?
일단, 관심을 가져주는 게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자기 일이 아니라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대학생들이 머리를 맞대면 계약서를 쓸 때마다 불안에 떠는 청소ㆍ시설관리 비정규직 직원 분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저 사람들 때문에 등록금이 오른다’고 인터넷에 악플을 다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겪은 부당해고는 가깝게는 후배, 가족들에게 닥칠 수 있고 나중에 본인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모든 노동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함께 했으면 좋겠다.

힘들때 딱 한걸음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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