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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공동체, 작업실(2)건축학과 - 젊은 건축학도들의 보금자리
문화부 | 승인 2003.11.03 00:00

학교 후문을 벗어난 작은 골목길, 콘크리트 벽들의 답답한 길 사이에 노란색 나무판자가 보인다. 뒤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에 의해 나무판자는 한층 더 밝은 색을 뽐낸다. 조용히 나무판자에 귀를 기울인다. “이 설계도는 통로가 너무 좁지 않아”,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아니 웬 설계도 소리인가? 나무판자로 가려진 공간이 궁금해진다.

▲ © 한영훈 기자

이 곳은 우리대학 건축대 학생들의 작업실 ‘FAS’이다. FAS는 1984년에 생겨 올해로 20년을 맞이하는 전통이 어린 작업실이다. FAS는 Form. A . Space로 ‘형태와 공간을 공동으로 탐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건축대전에서 저희 작업실 친구 2명이 상을 받았어요.” 작업실 회장 김동석(건축대·건축3)군은 상 이야기로 작업실 소개를 시작한다. 말을 잘 못한다는 김군은 “우리대학 박광재 교수님도 저희 작업실 출신이죠”라며 거침없이 작업실 자랑을 이어간다.

낡고 지저분한 작업실의 담벼락 양 옆으로 층층이 쌓여있는 책들이 눈에 띈다. “도서관보다 우리 작업실에 건축 관련 책이 더 많죠.” 이선미(건축대·건축 2)양은 자신이 이 작업실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뿌듯한 듯 당당하게 말한다. 선배들이 기증한 책과 아르바이트로 사 모은 책들로 인해 작업실의 양 옆은 책들이 차지했다. 이로 인해 작업 공간은 좁아졌지만 이 책들은 그들의 자랑인 동시에 보물이다.

설계도 선 하나 작성하는 것도 선배들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후배들은 선배들을 자신들의 과외선생이라고 한다. “사실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 보다 작업실에서 선배들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죠”. 그렇기 때문에 작업실은 또 다른 강의실이다. 후배들의 과제를 돕고 있던 오영재(건축대·건축4)군은 “선배들에게 배운 건축 기술도 잊을 수 없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람 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다.

작업실은 하나의 공동체임이 틀림없다.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믿음이 중요하다. FAS에서는 서로 간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끝까지 올리게 하는 계절. FAS의 작업실은 건축에 대한 열정과 서로를 추위로부터 보호해줄 친구들 아니 가족들이 있어 화창한 봄날처럼 따뜻하다. 곽천(건축대·건축2)군은 작업실에서 발생했던 사건 하나를 알려준다. “작업실 어디선가 ‘찍찍’ 소리가 났죠. 그래서 그 소리의 진원을 찾기 시작했어요. 쓰레기통 쪽에서 소리가 선명하기에 보니 쥐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지 뭐예요. 그래서 그 쓰레기통을 그대로 들고 밖으로 나갔죠. 그리고 다음은 상상에 맡기죠... ”

작업실에서는 또 다시 새로운 사건들이 생길 것이고, 새로운 가족들도 늘어날 것이다. 그들에게 작업실은 강의실인 동시에 젊음을 바칠 수 있는 청춘의 보금자리이다. 지금도 건국대학교 건축대학 작업실 FAS의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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